중국 내에서 프랑스와 미국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19일 프랑스와 독일,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올림픽 개막식 불참에 반대하는 친(親)중국 시위가 이어졌다.

이날 파리에서는 6천∼7천명의 친중국 시위대가 파리 도심의 레퓌블리크 광장에 집결해 베이징 올림픽을 성원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조직위가 밝혔다.

경찰은 참가자 수를 3천500명으로 추산했다.

대부분은 프랑스에 거주하는 중국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올림픽을 장벽이 아닌, 가교로 만들자"는 문구 등이 새겨진 T셔츠 등을 입고 있었다.

베를린에서도 독일 거주 중국인 수천명이 도심에 모여 플래카드와 깃발 등을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2천800여명이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들은 "올림픽 게임에서 정치를 배제하자"라는 구호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AP와 AF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약 1천명이 맨체스터에 있는 BBC뉴스 본사 앞에서, 300명 가량이 런던 의사당 건물 앞에서 각각 친 중국 시위를 벌였다.

한 시위 참가자는 "성화 봉송을 보러 런던에 갔을 때 영국 전역에서 수천명의 학생들이 모여 환영했는데 방송에서는 저지 시위대와 충돌하는 모습만 보여줬다"며 언론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미국에서는 로스앤젤레스와 애틀랜타의 CNN 사무실 앞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LA에서는 2천∼5천명의 참가자들이 최근 중국에 대해 매도성 발언을 한 방송 진행자 잭 캐퍼티를 해고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애틀랜타의 CNN 본사 부근에서도 수십명의 시위대가 중국 국기를 흔들며 거리 행진에 나섰다.

오스트리아 빈의 의사당 앞에서도 대부분 중국인들로 구성된 약 500명의 시위대가 영국과 독일의 방송사들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친 중국 시위대 옆에서는 티베트인들로 보이는 사람들 몇명이 반 중국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세계 각지에서 친 중국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은 주로 티베트 문제와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참가 여부에 대한 논란을 방송사들이 '편파적'으로 다뤘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계 주요 도시에서의 시위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한편 중국에서는 베이징을 비롯해 칭다오, 우한 등지에서 적게는 수백명, 많게는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프랑스를 비난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주로 유통업체 까르푸가 운영하는 대형마트 부근에 모여 피켓을 들어 보이거나 구호를 외쳤지만 역시 폭력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