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기록 모조리 갈아치운 '3세트 혈투'

한 세트 스코어 41-39.

미국프로농구(NBA) 한 쿼터에나 나올 법한 점수가 1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배구 경기 3세트에 작성됐다.

2007-2008 시즌 남자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맞붙은 삼성화재 블루팡스와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는 세트스코어 1-1로 맞선 3세트 들어 무려 44분이나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혈투를 벌였다.

24-24에서 시작된 듀스 랠리는 39-39까지 16차례나 이어졌고, 결국 삼성화재가 41-39로 3세트를 따낸 끝에 1차전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온 힘을 다한 스파이크, 몸을 던진 디그, 신묘한 세트로 이어진 44분이나 이어진 자존심 대결은 남자프로배구 4년간 나온 각종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웠다.

우선 41점과 39점은 한 팀이든, 양팀 합쳐서든 역대 통산 한 세트 최다 득점이다.

기존 기록은 2005년 3월6일 한국전력-대한항공전 1세트에 나온 38-36이었다.

공격 시도와 공격 득점 기록도 덩달아 높아졌다.

삼성은 3세트 63번이나 공격을 시도해 공격 득점으로만 29점을 올렸다.

현대는 58번 시도해 27점 득점.
공격 시도 57회, 공격 득점 26점이라는 기존 기록은 순식간에 3위로 밀려났다.

안젤코나 로드리고, 후인정 같은 공격수만 열심히 스파이크를 때린다고 해서 16차례 듀스 랠리가 이어질 리는 없다.

여오현, 오정록 등 양팀 리베로의 몸을 던지는 디그와 최태웅, 권영민의 그림 같은 세트 대결도 불을 뿜었다.

삼성화재는 이날 3세트에 디그를 39번이나 성공시키며 기존 기록(2006년 1월1일 경기 1세트, LIG 32회)을 7개나 올려놓았다.

재미있는 건 한국을 대표하는 리베로 여오현(삼성화재)이 3세트에 받아낸 건 4번에 불과했다는 점. 삼성화재 선수들이 누구 할 것 없이 몸을 던진 끝에 3세트를 따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삼성은 또 세트 성공에서도 국가대표 세터 최태웅이 혼자서 25개를 올리는 등 모두 27개를 성공시키며 이 부문 타이 기록을 세웠고, 상대 스파이크 서브를 받아내는 리시브 정확에서도 30개를 받아내 기존 기록(27개)을 갈아치웠다.

삼성 선수들은 "현대와 라이벌전이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기록"이라고 입을 모았다.

1∼4세트 디그를 17개나 성공시킨 석진욱은 "현대와 경기를 할 땐 더 뛰어다니고 꼭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며 "(대한항공이 아니라) 현대가 챔프전에 올라왔기에 우리가 더 똘똘 뭉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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