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삼성화재 블루팡스의 해결사는 역시 `크로티아 특급' 안젤코 추크(25)였다.

레프트 안젤코는 1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07-2008 시즌 현대캐피탈과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양팀 최다인 39점을 뽑아 3-1 역전승의 선봉에 섰다.

200㎝인 그는 삼성화재에서 외롭게 우뚝 선 `거인'처럼 보였다.

베테랑 장병철, 석진욱, 손재홍은 이동공격, 시간차공격 등 세트플레이를 잘하지만 큰 공격은 약하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 세터 최태웅의 손을 떠난 공은 어김없이 안젤코에게 연결됐다.

장병철이 부진할 때는 라이트 공격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코트 좌우를 번개같이 움직이면서 장기인 후위공격 뿐 아니라 이동공격, 시간차공격 등으로 화려한 스파이크쇼를 펼쳤다.

더구나 타점이 낮을 때는 재치있게 연타을 섞는 노련미를 보이며 이선규, 윤봉우 등 현대캐피탈의 높은 블로킹벽을 허물었다.

1세트에는 몸이 덜 풀린 듯 31.6%의 저조한 스파이크 성공률로 시작했지만 2세트부터 공격이 매서워지다가 남자부 최장 랠리가 펼쳐진 3세트에는 무려 14점을 쏟아부었다.

네 세트 동안 공격성공률은 정규시즌 현대캐피전 평균 58.1%보다 10% 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49.3%.
현대캐피탈의 센터진들이 집중적으로 따라붙고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았지만 `괴물 용병'다운 면모를 과시한 셈이다.

안젤코는 2주전 경기대와 연습경기 도중 블로킹을 하다가 왼쪽 발목을 접지른 뒤 계속 쉬다가 4∼5일전부터 서브리시브 등 가벼운 훈련을 시작했다.

지난 달 19일 대한항공과 7라운드 대결 이후 3주 만에 실전경기에 투입돼 감각이 떨어지고 몸상태까지 무거웠지만 투혼을 발휘한 것이다.

안젤코는 경기 직후 "심폐기능 등 몸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

연습도 많이 못했고 그동안 주로 웨이트트레이닝만 했다.

예전과 달리 후위공격에서 현대캐피탈의 높이가 부담이 됐다.

하지만 이기고 싶은 욕심에 최선을 다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또 "이제 결승이기 때문에 정규리그보다 선수들의 승부욕이 좋다.

그래서 한점 한점 점수를 따기가 쉽지 않지만 두번 더 이기도록 하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안젤코가 부상으로 쉬면서 부담이 많이 돼 힘든 경기를 했다"고 땀을 닦은 뒤 "4세트에 본인이 괜찮다고 해서 투입했는데 제 페이스를 찾았다.

2차전에서 보탬이 많이 될 것이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대전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