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빙상경기연맹이 4일부터 치러지는 쇼트트랙 대표선발전을 앞두고 부상 때문에 선발전에 나서지 못하는 '남녀 에이스' 안현수(23.성남시청)와 진선유(20.단국대)의 대표자격 부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안현수와 진선유는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나란히 3관왕에 올랐을 뿐 아니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남녀부 5연패와 3연패를 달성하면서 명실공히 세계 최고로 인정을 받아왔다.

하지만 안현수는 지난 1월 16일 태릉선수촌에서 대표팀 훈련 도중 넘어져 펜스에 부딪히면서 왼쪽 무릎 슬개골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안현수는 남다른 의지로 재활에 힘썼지만 오히려 부상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부작용을 초래해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도 빠지고 이번 대표선발전까지 포기, 다음 시즌 태극마크의 기회를 놓치게 됐다.

결국 안현수는 2008-2009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는 물론 2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았다.

진선유 역시 지난 2월 쇼트트랙 6차 월드컵에서 중국 선수의 몸 싸움에 밀리면서 오른쪽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당해 휠체어를 타고 귀국했다.

발목 내외측 인대를 모두 다친 진선유는 눈물을 머금고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재활치료에만 집중, 현재 60~70% 정도 회복했지만 대표선발전의 중요성 때문에 통증을 무릅쓰고 출전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진선유는 대회를 코앞에 두고도 하루에 한 차례만 빙상훈련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병원에서 치료에 매달리고 있어 제기량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빙상연맹은 일단 대표선발전에 나오지 못하면 대표자격을 줄 수 없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세계선수권대회와 팀선수권대회에서 안현수와 진선유의 공백을 실감했던 터라 구제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선수들의 기량이 '종이 한장 차이'인 국내 쇼트트랙의 상황에서 다른 선수와 형평성 문제는 물론 자칫 특혜시비로 번질 수 있는 민감한 사항이어서 이렇다할 구제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고민만 거듭하고 있다.

더구나 치열한 파벌 싸움으로 내분을 경험했던 연맹은 최근 파벌 간 화합의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자칫 안현수와 진선유 문제로 갈등이 재현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쇼트트랙의 한 관계자는 "대표선발전에 출전하는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으면서 안현수와 진선유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