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메이지진구 구장에서도 실컷 두들겨 주마"

이승엽(32.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일본프로야구 개막전에서 맞서게 될 야쿠르트 스왈로즈 선발 투수가 유독 이승엽에게 약점을 보여왔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요미우리-야쿠르트 간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설 것이 확실시되는 이시카와 마사노리(28)는 좌타자에게 유리하다는 좌완 투수지만 지금까지 일본프로야구 정규리그에서 이승엽에게 21타수 9안타(타율 0.429)를 얻어맞았다.

야쿠르트가 이승엽, 오가사와라 미치히로(35) 등 유독 왼손 강타자가 많은 요미우리전에 대비해 내세운 이시카와는 좌완인데다 개막전 선발로 2번 출전해 전승을 거둔 에이스다.

2002년부터 야쿠르트에서 뛴 그는 2002년과 2003년 12승씩을 거두며 데뷔 첫 해 신인왕도 거머쥐었다.

하지만 유독 이승엽에게 약점을 노출해온 이시카와는 지난 해 26경기에 등판해 4승7패에 그치며 5-6월에 2번이나 2군에 내려가는 등 슬럼프를 겪었다.

프로 통산 성적은 59승56패.
이시카와는 `공이증(恐李症)'을 조금이라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임창용(32)이 팀 동료가 되자마자 `이승엽 공략법'을 알려 달라며 제자(?)가 되길 자청하기도 했다.

임창용이 좌타자에게 불리하다는 사이드암이면서도 이승엽과 대결에서는 23타수 3안타(타율 0.130)만 허용했고 삼진을 10개나 뺏었다는 점을 주목한 것이다.

물론 이는 일본인 특유의 엄살이거나 그만큼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임창용이 해태에 몸 담고 있던 1995-1998년 성적에라도 매달려야 할 만큼 이승엽에게 심리적으로 위축돼있다는 징표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시카와 스스로 "요미우리에는 뛰어난 좌타자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이승엽을 공략하는 게 가장 좋은 일"이라며 "`용사마'(임창용)로부터 배워서 `승사마'(이승엽)를 막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다.

또 이번 대결이 야쿠르트 홈구장인 진구 구장에서 열리긴 하지만 이시카와는 홈그라운드 이점도 누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진구 구장은 올 겨울 더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구장을 전체적으로 보수하는 등 단장을 끝냈다.

하지만 유독 이시카와는 보수 공사 후에 열린 시범경기 기간에 이 구장에서 한 번도 공을 던져보지 못했다.

지난 20일 주니치와 시범경기가 예정돼 있었지만 비로 취소됐기 때문이다.

이시카와는 "충분히 연습을 했기 때문에 상관 없다"며 불안감을 달랬다.

한편 야쿠르트는 요미우리와 개막 3연전에 이시카와에 이어 무라나카 교헤이, 가토 미키노리 등 좌투수 3인방을 선발로 내세울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