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최종예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남북 축구가 '산소탱크'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아시아의 루니' 정대세(24.가와사키 프론탈레)를 앞세워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26일 오후 8시(이하 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훙커우 스타디움에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2차전 맞대결을 벌이는 남북 축구대표팀에 박지성과 정대세가 결전 이틀 전인 24일 상하이로 날아와 힘을 보탠다.

23일 밤 열린 리버풀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 출전 선수 명단에서 빠진 미드필더 박지성은 바로 영국 맨체스터를 떠나 프랑스 파리를 경유, 이번 남북대결에 참가하는 태극 전사들 중 마지막으로 24일 오후 허정무호에 합류하게 됐다.

일본 J-리그에서 뛰고 있는 스트라이커 정대세는 안영학(수원 삼성)과 함께 이날 일본에서 상하이로 건너와 북한 대표팀에 가세했다.

물론 포지션은 다르지만 남북 축구 대표팀의 주축인 박지성과 정대세의 맞대결은 축구팬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박지성과 정대세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지성은 한국 축구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장시간 비행 끝에 경기 이틀 전 대표팀에 합류하게 돼 컨디션을 걱정하는 허정무 감독이 "박지성 같은 선수가 몇 명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주저하지 않고 말할 정도다.

중앙과 측면 미드필더로 뛸 수 있는 박지성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허정무호의 공격 옵션은 달라진다.

경험 많은 박지성은 지난달 6일 투르크메니스탄과 월드컵 예선 1차전에서 풀타임을 뛰며 득점포까지 가동해 4-0 대승을 이끌었다.

이에 맞서는 북한의 정대세도 태극전사들로서는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위협적인 선수다.

181㎝, 80㎏의 다부진 체격의 정대세는 현란한 드리블과 빼어난 스피드, 날카로운 슈팅력까지 겸비한 아시아 정상급 수준의 골잡이다.

수비를 등지고 공을 잡아 돌아서며 슈팅까지 이어가는 플레이에 상대는 알면서도 당했다.

지난해 6월 마카오에서 열린 2008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예선 3경기에서 8골을 몰아쳐 득점상까지 받았던 정대세는 지난달 중국 충칭에서 열린 같은 대회 본선에서도 2골로 공동 득점상을 수상했다.

당시 한국과 대결에서 0-1로 뒤지다 동점골을 터트려 무승부로 끝나게 한 것도 정대세였다.

정대세는 지난달 요르단과 월드컵 3차 예선 원정 1차전에서도 풀타임을 뛰며 1-0 승리를 도왔다.

결국 연승행진으로 최종예선 진출을 보다 확실히 하려는 같은 목표를 가진 남북 대표팀의 희비는 박지성과 정대세의 활약에서 엇갈릴 공산이 크다.

(상하이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