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범경기가 3주간 일정을 마무리짓고 23일 막을 내린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던 각 구단은 시범경기에서 외국인 선수와 신인 테스트를 통한 막판 전력 가다듬기, 라인업과 선발 투수진 완성에 한창이다.

팀당 적게는 8게임에서 많게는 11게임을 치른 20일 현재 선두 KIA와 3위 롯데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조범현 감독과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양팀은 동계 훈련에서 분위기를 일신했고 일단 시범경기에서부터 돌풍을 예고했다.

특히 두 팀은 팬이 많은 전국구 구단이고 흥행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관중 500만명 달성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편이다.

지난해 우승팀 SK와 동계 훈련 기간이 짧았던 우리 히어로즈가 약간 처져 있을 뿐 나머지 구단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정규 시즌 대장정을 향한 출정 채비를 모두 마쳤다.

◇메이저리그 파워로 비상 꿈꾸는 KIA.롯데
양팀은 메이저리그 출신 인사가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KIA는 빅리그에서 각각 28승과 89승을 각각 올린 서재응과 호세 리마를 원투 펀치로 내정했다.

한 방보다는 견실한 수비와 빠른 발을 높이 사 영입한 유격수 윌슨 발데스는 톱타자 이용규와 테이블 세터를 이룬다.

역시 빅리그 출신 장거리포 최희섭까지 가세해 선수 구성과 짜임새, 이름값으로는 최고다.

롯데는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 감독 출신 로이스터 감독과 다양한 선수들을 지도한 페르난도 아로요 투수코치, 거포 외야수 카림 가르시아, 제구력이 안정된 마티 매클레리 등 메이저리그 파워를 앞세운 전력이 한 층 좋아졌다는 평가다.

KIA와 롯데가 시범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호평할 만하다.

특히 KIA 리마는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0.82를 거뒀고 롯데 매클레리도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1.64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서재응은 3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5.40으로 부진했지만 점차 제구력을 찾아갈 것으로 보이며 베이징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멕시코 대표로 참가하느라 경기 출전이 적었던 가르시아도 20일 두산전에서 터뜨린 좌월 솔로포를 계기로 파괴력을 높여갈 참이다.

발데스는 타율은 0.286에 불과하나 도루를 9개나 기록, '대도'의 자질을 뽐냈다.

이들과 기존 전력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KIA는 시범경기에서 8승3패, 롯데는 6승4패로 순항 중이다.

◇비상 준비 중인 전통의 강호
2년 만에 패권 탈환에 나선 삼성은 배영수, 웨스 오버뮬러, 전병호, 윤성환 등으로 선발진을 강화했다.

마무리 오승환이 팔꿈치 통증으로 페이스가 더딘 게 흠이나 이상목, 조진호 등 경험 많은 투수를 영입해 중간을 강화했기에 '지키는 야구'도 올해는 큰 변화가 없다.

팔꿈치 수술에서 돌아온 배영수가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0으로 맹활약 중.
양준혁-심정수-제이콥 크루즈로 핵타선을 짠 삼성은 기폭제가 될 톱타자를 확정해 화끈한 공격력으로 팬들의 갈증을 풀어주겠다는 생각이다.

톱타자 감으로는 신예 허승민과 터줏대감 박한이가 경합 중이다.

유원상(3경기 평균자책점 3.77), 윤규진(평균자책점 3.29) 등이 선발진에 가세한 한화는 류현진, 송진우, 정민철 등과 절묘한 조화로 강력한 마운드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격도 프랜차이즈 스타 장종훈 코치의 집중지도로 파괴력이 좋아졌다는 자체 분석이다.

특별한 보강이 없었던 LG는 박명환-크리스 옥스프링-제이미 브라운 등 강력한 선발진에 큰 기대를 건다.

그러나 장타력을 높이 산 김상현(타율 0.154), 이성열(0.179)이 부진해 걱정이 크다.

김경문 감독이 대표팀 '외출'을 마치고 돌아온 두산은 게리 레스, 김명제, 김선우 등으로 괜찮은 편이나 이재우(평균자책점 5.06), 이재영(11.57), 이혜천(9.82) 등 허리진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해 '지키는 야구'가 위태롭다.

주축 선수들의 페이스가 떨어져 시범경기에서 고전 중인 SK와 포수와 마운드에서 큰 틈이 발생한 우리 등은 29일 개막전까지 보완책 마련에 주력할 참이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