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고! 고!'

200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고관절 부상의 역경을 딛고 2년 연속 동메달을 따낸 김연아(18.군포 수리고)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사상 최초의 한국인 메달리스트의 꿈을 향해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스웨덴 예테보리 스칸디나비움 빙상장에서 치러진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진통제를 맞고 출전해 당당히 1위에 오르면서 총점 183.23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 도중 고관절 부위에 통증을 느끼면서 점프 실수로 5위에 그쳤던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 1위를 기반으로 동메달의 쾌거를 이룩해 냈다.

특히 김연아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꼬리뼈와 허리 통증의 '이중 악재'를 딛고 동메달을 따낸 이후 다시 부상을 딛고 메달 소식을 전하면서 국민적인 감동도 불러일으켰다.

김연아의 2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은 '2010년 밴쿠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대한빙상연맹은 물론 선수 본인에게도 동계올림픽 피겨 메달 획득의 든든한 초석을 다진 것이나 다름없다.

빙상연맹은 2005년부터 멀리 2010년 동계올림픽을 내다보고 김연아의 메달 획득을 목표로 '밴쿠버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에 따라 김연아는 2007년부터 훈련의 베이스 캠프를 캐나다 토론토로 옮겨 한 단계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장기 전지훈련에 들어갔고, 동계올림픽에서 두 차례나 은메달을 따낸 캐나다 출신의 브라이언 오서 코치에게 전담 지도를 맡겼다.

김연아는 캐나다의 정서와 훈련 분위기를 익히면서 실력도 안정세에 접어들어 지난해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2연패를 달성해 여자 싱글 '톱 랭커'로 손꼽히게 됐다.

특히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고관절 통증이 발생하면서 완벽하지 못한 몸 상태 속에 경기에 나선 게 아쉽지만 김연아는 '강심장'답게 깔끔한 연기를 펼치며 동메달을 따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2년 연속 동메달을 따낸 만큼 올림픽 무대에서는 부상이 없다면 충분히 메달권에 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는 "오서 코치 역시 김연아를 자신의 본거지인 캐나다에서 금메달리스트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며 "지금 상태라면 동게올림픽 메달의 청신호가 켜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예테보리<스웨덴>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