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신경을 안 써요. 아직 기회는 많으니까요."

남자 축구 대표팀 허정무호에 재승선하지 못한 분풀이라도 하듯 프로축구 그라운드에서 연일 득점포를 쏘아 올린 공격수 이근호(23.대구FC).
그는 지난 9일 경남FC와 K-리그 개막전부터 19일 열린 성남 일화와 컵대회 첫 경기까지 올 시즌 치른 3경기에서 매 경기 골 맛을 봤다.

개인적으로 3경기 연속골은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이근호는 "지난해 리그에서 많은 경험을 했다.

올해는 남다른 각오와 목표도 있다"면서 "운도 따랐고, 골 찬스 때마다 좀 더 집중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나름대로 연속골의 이유를 전했다.

축구 명문 부평고를 졸업하고 2004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 2005년에야 리그 데뷔전을 치른 이근호는 지난해 대구로 둥지를 옮긴 뒤 축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2006년 2군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기도 했지만 인천에서 1군 경기는 고작 8경기를 뛰었던 그가 지난해에는 27경기에 출전해 10골 3도움을 올리며 토종 골잡이의 자존심을 세웠다.

2008 베이징올림픽 출전을 앞둔 올림픽 대표팀에서는 일찌감치 주전 자리를 굳혔고, A대표팀에서도 지난해 6월 이라크와 친선경기를 통해 데뷔전을 치른 뒤 6경기에서 1골을 기록하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하지만 이근호는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남북 대결에 나설 대표팀 소집 명단에서 빠졌다.

지난 달 중국 충칭에서 열린 2008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부진했던 게 대표팀 제외 배경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근호도 "당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내가 가진 것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기회는 많다"면서 "골을 계속 넣고 있지만 플레이 면에서 아직 완벽하지 않다.

K-리그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며 대표 탈락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이근호는 '문전에서 침착하라' '아기 다루듯 소중히 공을 간수하라' '개인 훈련에 시간을 더 할애하라' 등 동아시아대회를 마치고 허 감독이 건넨 과제도 잊지 않고 있다.

대표팀 소집으로 리그가 다음 주말 재개되면서 이근호는 그 동안 불편하게 했던 오른발 발가락 사이 티눈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기로 했다.

이 또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준비의 하나다.

이근호는 "지난해 10골을 넣었는데 올해는 팀에서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