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 김나영 ≤ 28 '

200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 나선 '동갑내기' 김연아(18.군포 수리고)와 김나영(연수여고)에게 '28'이란 숫자는 남다른 의미를 가지게 됐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는 꼬리뼈와 허리 통증을 딛고 쇼트프로그램에서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71.12점)을 세우는 활약을 펼치면서 한국 선수로는 첫 동메달의 기쁨을 맛봤다.

김연아 덕분에 한국은 이번 대회 여자 싱글에 2명의 출전 엔트리를 확보, '국내 2인자'로 떠오른 김나영이 예테보리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부문에 3명의 선수를 내보낸 국가는 일본과 미국 뿐이다.

그 뒤를 이어 한국과 캐나다, 핀란드, 이탈리아, 스위스 등 5개국이 2명의 선수를 출전시켰다.

한국이 피겨 강국이란 소리를 들어도 무방할 정도의 성과다.

그렇다면 전 세계 피겨 선수들의 '꿈의 무대'인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별 엔트리는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비밀은 전년도 대회에서 각국 선수들이 거둔 성적에 숨겨져 있다.

ISU 규정 378조의 '세계선수권대회 엔트리'에 따르면 각 국가별로 1명의 선수는 자동으로 출전시킬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피겨스케이팅의 저변이 취약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아이슬란드, 몽골은 아직까지 한 번도 세계선수권대회에 선수를 파견한 적이 없다.

먼저 지난해 대회에 3명이 출전한 나라의 경우 성적이 좋은 2명의 순위를 합친 숫자가 '13 이하'일 때에 올해에도 3명의 엔트리를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합이 '28 이하'가 되면 엔트리는 2명으로 준다.

일본은 지난해 안도 미키, 아사다 마오, 나카노 유카리가 출전해 나란히 우승과 준우승, 5위를 차지했다.

성적이 좋은 안도와 아사다의 순위를 합친 숫자가 '13 이하'의 조건을 만족하면서 올해에도 3장의 티켓을 유지했다.

반면 러시아는 지난해 두 명의 선수가 출전해 각각 13위와 16위를 하면서 합계 29가 돼 올해에는 1명의 선수만 출전하게 됐다.

지난해 한국처럼 김연아 1명만 출전했을 경우 2위 이내에 들면 3장을, 10위 이내에 일 때는 2장의 엔트리를 확보하게 된다.

이에 따라 올해 2명의 선수가 출전하게 된 한국은 김연아와 김나영의 순위 합이 '28 이하'에 들어야만 내년 대회에 2명의 엔트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만약 김연아가 고관절 통증을 딛고 '깜짝 우승'을 차지하고 김나영이 12위 이내의 성적만 거둔다면 한국은 3명의 엔트리를 확보할 수도 있다.

(예테보리<스웨덴>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