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삼성 유니폼을 입다 올시즌 LG 트윈스에 새 둥지를 툰 우완투수 제이미 브라운(31)이 시범경기에서 믿음직한 투구로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브라운은 1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2008 프로야구 우리 히어로즈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탈삼진 3개를 곁들여 안타 1개만 내주면서 무실점으로 막는 깔끔한 투구로 6-3 승리에 앞장섰다.

다소 쌀쌀한 날씨 탓에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38㎞에 머물렀지만 공격적인 승부로 투구수가 43개에 불과했다.

이로써 지난 9일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선발등판해 3이닝 동안 안타 4개와 볼넷 한개로 2실점했던 불안감을 털어냈다.

한국 프로야구 3년차를 맞는 브라운은 제구력이 뛰어나고 변화무쌍한 변화구를 던지는 기교파 투수다.

정면승부를 즐기는 공격적인 투구가 장점으로 지난 시즌 162⅓ 이닝을 던지면서 4사구는 57개에 불과했다.

2006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11승9패, 평균 자책점 2.68을 기록했고 지난 해에도 12승8패, 평균 자책점 3.33으로 제 몫을 다했다.

반면 외국인 투수로 시속 140㎞대 후반의 강속구를 뿌리지 못해 위압감이 떨어지고 완투형 투수가 아닌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2년 연속 10승을 기록하고도 지난 해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에 덜미가 잡힌 삼성에서 퇴출되고 말았다.

하지만 LG가 한국 무대 검증을 마친 브라운을 영입하면서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브라운은 김재박 감독의 믿음 아래 토종 에이스 박명환, 호주 출신 크리스 옥스프링과 강력한 1∼3선발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LG가 홈으로 쓰는 잠실구장은 넓은 만큼 제구력만 잃지 않으면 노련한 투구를 앞세워 10승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박 감독은 "브라운은 오늘 괜찮았다.

제구력이 워낙 뛰어난 투수다.

앞으로 시범경기에서 2-3차례 더 등판시키겠다"고 말했다.

브라운은 "삼성과 경기 때는 투구동작에서 힘이 많이 들어갔다.

하지만 오늘은 투구폼이 간결했고 좋은 리듬으로 끝까지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