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탱크'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부상 복귀 후 두번째 풀타임을 소화했고, 맨유는 '숙적' 아스널을 대파하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에 올랐다.

박지성은 1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진 2007-2008 FA컵 16강전 아스널과 홈경기에서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교체 없이 전.후반 90분을 모두 소화했다.

지난해 말 선덜랜드전에서 복귀전을 치른 이후 7번째(정규리그 5차례, FA컵 2차례) 출전. 올 시즌 5번째 선발 출전이고, 풀타임을 뛴 건 지난달 31일 포츠머스전 이후 두번째다.

지난 6일 한국 축구대표팀의 투르크메니스탄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1차전 홈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며 골을 넣기도 했던 박지성은 이날 특유의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지치지 않는 체력을 과시했다.

복귀 후 공격포인트가 없는 터라 골욕심을 부렸는지 박지성은 이날 아쉬운 장면을 많이 연출했다.

박지성은 전반 12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대런 플레처에게 패스를 내준 뒤 골문 앞으로 쇄도, 플레처의 크로스에 오른발 슬라이딩 슈팅을 시도했지만 빗맞고 말았다.

8분 후에는 어시스트를 기록할 기회를 놓쳤다.

오른쪽 측면에서 왼발로 크로스를 띄워 준 것을 웨인 루니가 머리에 맞췄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후반 12분에도 왼쪽 미드필드에서 롱패스가 올라오자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골문 앞으로 달려들어가 오른발을 내밀었지만 한 발 짧았다.

박지성은 후반 35분 페널티킥 지점에서 슈팅 찬스를 잡았지만 볼 트래핑이 좋지 않아 수비수에 막히고 말았다.

박지성이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맨유는 루니, 플레처(2골), 나니가 득점포를 터트리며 아스널을 4-0으로 대파하고 FA컵 8강에 올랐다.

통산 11차례로 FA컵 최다 우승팀 맨유는 그동안 10차례 우승을 기록한 아스널을 일찌감치 탈락시키며 12번째 우승컵을 향해 전진했다.

프리미어리그 정상 대결에서도 아스널(승점 63)에 뒤처져 2위에 머물고 있는 맨유(승점 58)는 이날 압승으로 향후 역전 가능성을 밝혔고, 아스널을 상대로 3연속 무승 고리(1무2패)도 끊어냈다.

맨유는 전반 16분 안데르손이 아크 정면에서 헤딩으로 넘겨준 볼을 골문 앞에 기다리던 루니가 백헤딩으로 골 그물에 꽂아넣어 기선을 잡았다.

4분 뒤 나니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플레처가 다시 헤딩 슈팅으로 두번째 골까지 넣은 맨유는 전반 37분 나니가 마이클 캐릭의 롱 패스를 아크 정면에서 왼발 슈팅으로 집어넣어 3-0으로 달아났다.

맨유는 후반 3분 에마뉘엘 에보우에가 퇴장당하며 추격 의지를 잃은 아스널을 계속 밀어붙였고, 후반 29분 플레처가 또 헤딩골을 꽂으며 대승을 마무리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