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싱글 세계랭킹 1위 아사다 마오(일본)와 지난해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챔피언 안도 미키(일본)의 '일본 라이벌' 대결에서 아사다가 먼저 웃었다.

김연아(군포 수리고)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한국 대표로 나선 김나영(연수여고)과 김채화(간사이대)는 각각 6위와 13위에 올랐다.

아사다는 14일 고양시 덕양구 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치러진 200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60.94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먼저 연기를 펼친 안도 역시 무결점 연기로 기술요소 점수에서 아사다를 앞섰지만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에서 밀리면서 0.87점이 뒤진 60.07점으로 2위로 밀렸다.

트리플 플립-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로 연기를 시작한 아사다는 트리플 러츠 착지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우려를 자아냈지만 이어진 더블 악셀을 완벽하게 소화해 큰 박수를 받았다.

자신의 장기인 스핀과 우아한 스파이럴 연기로 탄성을 불러일으킨 아사다는 유연하고 속도감 넘치는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2분50초의 연기를 마쳤다.

기술점수 32.61점에 예술점수 27.46점으로 합계 60.94점을 따낸 아사다는 자신의 역대 최고점(69.50점)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지만 '키스 앤 크라이 존'(선수 대기석)에서 관중의 환호성에 화사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안도 역시 고난도의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루프로 이어지는 콤비네이션 점프와 이어진 트리플 플립 점프까지 깨끗하게 소화했지만 예술적인 면에서 점수를 만회하지 못해 2위에 만족해야 했다.

31번째 연기자로 나선 김나영은 기존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최고점(43.28점)을 무려 9.80점이나 끌어올린 53.08점으로 6위에 올라 '톱10' 진입의 물꼬를 텄다.

트리플 러츠와 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로 연기를 시작한 김나영은 더블 악셀과 트리틀 플립까지 잇달아 성공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스핀과 스파이럴 연기에서 정교함이 떨어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김나영은 경기가 끝난 뒤 "만족스런 경기를 치렀다.

기술점수를 많이 끌어올린 게 기쁘다"며 "국내에서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연기한 게 처음이라 떨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프리스케이팅에서 예술 점수를 더 끌어올려 반드시 톱10에 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함께 나선 김채화(간사이대)도 실수 없는 연기를 펼쳤지만 46.76점으로 13위에 머물렀다.

한편 앞서 열린 페어에서는 중국의 '쌍두마차' 통지안-팡칭 조와 장하오-장단 조가 1, 2위를 휩쓸었다.

통지안-팡칭조는 이날 페어 프리스케이팅에서 119.63점을 얻어 쇼트프로그램(67.70점)을 합쳐 총점 187.33점으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장하오-장단 조에 밀려 2위를 달리던 통지안-팡칭 조는 '로미오와 줄리엣' 사운드트랙의 애절한 음악에 맞춰 연기 초반 깔끔한 세 차례의 점프를 실수 없이 소화해 큰 박수를 받았다.

통지안-팡칭 조는 연이어 드로우 트리플 점프와 리프트 연기도 깔끔하게 처리, 기술요소 점수 54.82점에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 56.57점을 받아 장하오-장단 조(181.84점)를 제치고 4년 만에 4대륙 대회 정상에 섰다.

장하오-장단 조는 첫 번째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드로우 트리플 점프에서 장단의 착지가 불안하면서 눈앞에서 우승 메달을 놓쳤다.

'은반 위의 청혼'으로 유명세를 탄 존 볼드윈-레나 이노우에(미국) 조는 총점 156.00점으로 전날보다 한 계단 떨어진 4위로 마감했다.

앞서 열린 아이스댄싱 오리지널 댄스에서는 전날 컴펄서리 댄스에서 1위를 차지했던 스콧 모이어-테사 버튜(캐나다) 조가 65.02점으로 또 한번 정상에 올라 총점 103.24점으로 선두를 이어 나갔다.

우즈베키스탄 대표팀으로 나선 유선혜-라밀 사르쿨로프 조는 이날 최하위로 밀리면서 56.24점을 얻어 12위에 그쳤다.

(고양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