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최고령 신기록ㆍ최다수상 타이

2007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다니엘 리오스(35.두산)가 외국인 투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황금장갑을 끼며 26년 골든글러브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

특급 에이스 리오스는 11일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야구 기자단과 방송 관계자로 구성된 투표단으로부터 총 유효표 397표 중 320표(득표율 80.6%)를 얻어 류현진(한화.51표)과 오승환(삼성.16표)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1999년 정민태(현대) 이후 8년 만에 한 시즌 20승을 돌파한 리오스는 올해 22승5패, 평균자책점 2.07의 빼어난 성적으로 2002년 한국 무대를 밟은 이후 6년 만에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지난 10월 압도적인 표차로 경쟁자를 누르고 1998년 타이론 우즈(현 주니치 드래곤스)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외국인 MVP에 선정된 리오스는 토종 선수의 전유물이던 투수 부문 황금장갑마저 제패하면서 명실상부한 한국프로야구 최고 투수로 공인 받았다.

외국인 선수가 포지션별 최고 선수에게 주는 골든글러브를 받기는 1999년 펠릭스 호세(당시 롯데.외야수)와 댄 로마이어(한화.지명타자) 이후 리오스가 8번째다.

삼성 간판타자 양준혁(38)은 343표를 획득, 제이콥 크루즈(한화.26표)와 클리프 브룸바(현대.28표)를 큰 표차로 누르고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 한대화 삼성 수석코치와 함께 통산 8회로 최다 수상 타이를 이뤘다.

1993년 프로 데뷔 후 1996년 외야수 부문에서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양준혁은 외야수로 세 차례, 1루수로 한 번, 지명타자로 네 차례 영광을 안는 진기록을 남겼다.

또 38세6개월15일로 지난해 자신이 세운 최고령(37세6개월15일) 수상 기록도 갈아치웠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던 두산은 리오스를 필두로 고영민(2루수.336표), 김동주(3루수.171표), 이종욱(외야수) 등 4명이나 수상자를 배출, 올해 최다 수상팀으로 기록됐다.

김동주는 타율과 최다안타 타이틀 홀더 이현곤(KIA)과 치열한 접전 끝에 171-159, 12표 차로 2000년 이후 7년 만에 핫코너의 주인 자리를 되찾았다.

골든글러브는 2000년, 2003년(지명타자)에 이어 세 번째.
공수에서 단연 돋보였던 '2익수' 고영민과 '발야구' 선봉장 이종욱, 도루 53개로 대도의 자리에 오른 이대형(LG.208표)은 생애 처음으로 황금장갑을 끼었다.

특히 이종욱은 397표 중 몰표에 가까운 350표를 얻어 최다득표, 최고 득표율(88.2%)로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나머지 외야 한 자리는 홈런(31개), 타점(101개) 2관왕 삼성 심정수(220표)에게 돌아갔다.

챔프 SK에서는 포수 박경완이 조인성(LG)을 191-159로 누르고 우승팀 체면을 세웠다.

롯데 빅가이 이대호(281표)도 홈런(29개), 타점(87개) 2위에 오른 실력을 인정 받아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2연패를 달성했다.

7연패를 이룬 이승엽이 2004년 일본으로 떠난 뒤 간판 1루수는 이대호로 굳어가고 있다.

'수비의 귀재' 박진만(삼성.218표)은 정근우(SK.136표)를 따돌리고 유격수 부문에서 다섯 번째 골든글러브를 끼어 스승 김재박 LG 감독과 이 부문 최다 수상 횟수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편 이숭용(현대)이 깨끗한 매너를 펼친 공로로 페어플레이상(상금 500만원)을, 박용택(LG)이 따뜻한 선행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제정한 '사랑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한화와 플레이오프에서 홈런을 때리고 우렁차게 포효했던 이종욱은 한국스포츠사진기자협회가 선정한 골든 포토상을 받아 겹경사를 누렸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노재현 기자 cany9900@yna.co.kr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