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매카시(48) 감독이 소속팀 잔류를 선언하면서 제라르 울리에(60) 감독이 사실상 유일한 한국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 후보가 됐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리그) 울버햄프턴을 맡고 있는 매카시 감독은 6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www.wolves.premiumtv.co.uk)를 통해 "울리에 감독과 같은 명장과 함께 한국 대표팀의 감독 후보로 거론돼 대한축구협회와 접촉하는 등 과분한 찬사를 받았다"며 "하지만 나는 울버햄프턴 감독에 전념해왔고 여기에서의 일을 사랑한다.

스티브 모건 구단주와 얘기한 끝에 울버햄프턴에 남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즈 모세이 단장도 "구단 이사회도 매카시 감독의 지도력에 만족하고 있다"며 "유능한 지도자는 항상 다른 팀들의 관심을 받기 마련이다.

서포터스들에게 매카시 감독의 잔류를 확인해줄 수 있어 기쁘다"고 강조했다.

매카시 감독이 울버햄프턴에 남기로 선언함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는 최종 후보로 남은 울리에 감독과 막판 협상을 통해 서둘러 차기 대표팀 사령탑 인선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울리에 감독도 한국행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지만 축구협회가 이미 "기술위원회가 결정한 후보들과 협상을 벌여왔고 그중 한 명과 큰 틀에서 합의를 본 상태"라고 언급한 만큼 사령탑 선임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몽준 축구협회장도 "후보들의 의사를 모두 확인했고 계약상 남은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힌 만큼 매카시 감독의 중도 하차로 울리에 감독이 유일한 대안으로 남았다.

울리에 감독은 프랑스 출신이지만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영국 리버풀에서 교편을 잡았을 만큼 영어에 능통해 축구협회가 고민하는 '선수와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없는 상태다.

울리에 감독은 1982년부터 세 시즌 동안 랑스를 이끈 뒤 1985년 파리 생제르맹으로 자리를 옮겨 프랑스 1부 리그 우승을 이끌어낸 지도력을 바탕으로 1992년 프랑스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울리에 감독은 프랑스가 1994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오르지 못하면서 '실패한 감독'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지만 대표팀 기술고문 자격으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우승에 도움을 주면서 특별 메달을 받기도 했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는 재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울리에 감독은 2000-2001 시즌 리버풀의 리그컵-FA컵-UEFA컵 동시 석권을 이끌고, 올랭피크 리옹을 두 시즌 연속 챔피언에 올리면서 명장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