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아들을 낳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한 '엄마 선수'가 된 한희원(28.휠라코리아)이 7개월 만에 필드에 복귀한다.

한희원은 오는 25일부터 나흘 동안 태국 파타야의 샴골프장(파72.6천392야드)에서 열리는 LPGA투어 혼다LPGA타일랜드에 출전해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한희원은 지난 4월 크라프트 나비스코챔피언십을 마치고 출산 준비에 들어가 6월23일 아들(손대일)을 낳은 뒤 그동안 몸조리를 하느라 투어를 쉬었다.

출산한 지 두달이 지난 8월부터 몸 만들기에 들어간 한희원은 요가, 체력훈련, 스윙연습 순으로 점차 운동량을 늘려 연습 라운드까지 소화해냈다.

예전 기량을 거의 회복한 한희원은 경주에서 열린 하나은행-코오롱챔피언십을 복귀 무대로 삼을 계획이었지만 출전 신청 등 절차를 밟는 과정이 촉박해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던 이번 대회로 미뤘다.

한희원은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면서 "많은 선수들이 출산 후에도 전과 다름없이 훈련하고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 않느냐. 나도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희원은 "오랜만에 출전하는 대회라서 부담을 갖지 않고 욕심은 부리지 않겠다"고 했지만 "선수라면 다 그렇듯 우승을 목표로 뛰겠다.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않겠다"고 아들에게 우승컵을 선물하고 싶다는 의욕은 숨기지 않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17시간에 이르는 장거리 비행도 거뜬히 견뎌낸 한희원은 "작년 대회가 열렸던 코스가 아니라서 코스 파악이 안되어 있고 날씨가 더운 것이 승부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PGA 투어 홈페이지도 '통산 6승을 올린 디펜딩 챔피언 한희원이 복귀전 우승을 노린다'고 비중있게 한희원의 복귀 소식을 전했다.

한희원 뿐 아니라 경주 대회에서 한국 선수 우승의 전통을 이어가지 못한 '코리언 시스터스'들이 대거 출전해 시즌 다섯번째 정상을 두드린다.

박세리(30.CJ), 이선화(21.CJ), 김영(27) 등 세명의 '위너스 클럽' 멤버를 비롯해 장정(27.기업은행), 이미나(26.KTF), 민나온(19), 김인경(19), 박인비(20), 안젤라 박(19) 등이 시즌 첫 우승을 노린다.

'지존'으로 자리 잡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불참하지만 4승을 올린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나비스코챔피언십 우승자 모건 프레셀(미국)과 폴라 크리머(미국) 등과 경합이 예상된다.

디스크 증세로 고생하면서 올해 대회 출전이 뜸했던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모처럼 출전한다.

작년까지 통산 69승을 올라며 '골프여제'로 군림했던 소렌스탐은 부상 때문에 올들어 고작 10차례 밖에 출전하지 못했으며 우승없이 '톱10' 네차례에 그쳤다.

소렌스탐은 지난 달 스테이트팜클래식에서 3위를 차지한 뒤 한달 이상 대회를 쉬었다.

11세11개월의 아마추어 선수 준타누가른 아리야(태국)는 LPGA 투어 사상 최연소 월요예선 통과 기록을 세우며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종전 최연소 월요예선 통과 기록은 2002년 다케후지클래식 때 위성미(18.미국 이름 위성미)가 세웠던 12세4개월이었다.

한편 지난해 3라운드 54홀 스트로크플레이로 치렀던 이 대회는 올해 컷오프없이 4라운드 72홀 스트로크 대회로 바뀌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