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를 우승하고도 일본시리즈에서 진출하지 못한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거센 후폭풍에 맞고 있다.

2년간 주포로 활약해 온 이승엽(31)의 위상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산케이스포츠'는 23일 인터넷판에서 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주니치 드래곤스에 완패한 요미우리가 주니치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후쿠도메 고스케 영입전에 뛰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 오른손 거포에 목마른 요미우리가 야쿠르트 스왈로스 외국인 타자 알렉스 라미레스를 데려올 것이라는 보도에 이은 후속탄이다.

이는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의 강력한 전력 보강 발언에 따른 것이다.

그는 전날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리그 챔프전 완패 이유로 벤치 파워와 용병 부진을 들었다.

1차전 선발투수를 잘못 예상하고 2차전에서는 투수 가와카미 겐신에게 버스터를 허용, 위기를 자초한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작전 실수와 왼손 엄지 부상 등으로 시리즈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이승엽을 싸잡아 비난한 셈이다.

특히 와타나베 회장은 홈런 2방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끈 주니치 4번 타이론 우즈를 염두에 둔 듯 "워렌 크로마티, 터피 로즈, 로베르토 페타지니를 제외하곤 최근 용병 농사는 실패했다"며 이승엽을 비롯한 용병 부진을 강하게 질책했다.

'산케이스포츠'는 요미우리가 후쿠도메를 영입하면 다카하시 요시노부, 다니 요시토모와 최강 외야진을 구축할 수 있다고 전한 뒤 기동력까지 겸비한 그를 데려와 묵은 숙제였던 톱타자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평했다.

일본시리즈 우승에 목마른 '공룡' 요미우리가 시나리오처럼 리그 강타자를 잇달아 영입한다면 이승엽의 4번 타자 자리가 위험해 지는 것은 물론 팀 내 위상도 흔들릴 수 있다.

리그 챔프전에서 대부분 선수가 부진했기에 이승엽 혼자 뒤집어 쓰는 상황은 이치에 맞지 않지만 액면상 최고 연봉(6억5천만엔)을 받는 이승엽이 주니치 우즈에 성적에서 못 미친데다 용병에게 특히 많은 책임을 묻는 일본 야구 특성상 현재 쏟아지고 있는 비판은 피할 길이 없다.

외부 환경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2년 연속 수술대에 오른 이승엽의 행보도 더욱 바빠질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왼쪽 무릎에 이어 금주 엄지 인대 수술을 하는 이승엽이 올해 부진을 딛고 내년에도 변함없는 해결사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올 겨울 어느 때보다 많은 구슬땀을 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