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과 이병규(33.주니치 드래곤스)가 일본프로야구 재팬시리즈를 향해 정면 대결을 펼친다.

둘은 18일 오후 6시부터 도쿄돔에서 벌어지는 센트럴리그 챔피언 결정전(5전 3선승제)에서 양팀 중심 타자로 나서 소속팀의 재팬시리즈 진출에 앞장 설 계획이다.

각각 4번 주포와 6번 해결사를 맡은 이승엽과 이병규는 찬스에서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한 방을 때려 자신의 손으로 팀 승리를 매듭짓겠다는 각오다.

우승 반지가 기다리고 있는 재팬시리즈에 다가가려면 마지막 관문인 이번 대결에서 서로를 쓰러 뜨려야 한다.

국내시절 이승엽과 이병규는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LG 간판타자로 한 차례 격돌했다.

영광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LG 마무리 이상훈을 상대로 극적인 동점 3점포를 작렬시켜 삼성을 한국시리즈 첫 우승으로 이끈 이승엽이 차지했다.

이승엽은 일본에서도 2005년 지바 롯데 마린스를 우승으로 이끌어 두 차례 우승 반지를 낀 데 반해 LG에서 10년 간 활약한 이병규는 한 번도 우승 환희를 만끽해보지 못했다.

1997년 프로 데뷔한 이병규는 첫 해와 1998년, 2002년 등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문턱을 밟았으나 번번이 해태(현 KIA), 현대, 삼성 벽에 막혀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최다 안타 타이틀을 4차례나 석권하고 통산 타율 0.312를 남긴 대표적인 교타자이나 우승 반지가 없다는 꼬리표는 그에겐 더 없는 부담이었다.

결국 이번 챔피언 결정전은 5년 만에 일본 최정상에 도전하는 요미우리가 그동안 리그 강자로 군림해 온 주니치를 제압할 수 있을지로 요약되는데 이승엽-이병규 대결은 정반대로 이승엽의 수성과 이병규의 설욕으로 정리된다.

시즌 막판 홈런포를 재가동, 일본에서 3년 연속 30홈런을 달성한 이승엽은 2년 전 단기전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이번 일전을 준비 중이다.

그는 2005년 재팬시리즈 한신 타이거스전에서 홈런 3방을 쏘아 올리며 우승에 큰 힘을 보탰었다.

이승엽은 올 시즌 주니치와 막판 선두 결정전에서 홈런 2방을 때려 사기도 충만한 상태.
다카하시 요시노부,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아베 신노스케 등 30홈런 이상을 때린 동료가 앞뒤에서 받쳐주는데다 승부 갈림길에서 언제나 짜릿한 한 방을 터뜨린 전례에 비춰볼 때 이승엽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병규도 14일 한신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쐐기를 박는 3점포를 터뜨리며 컨디션은 절정이다.

한국에서 치른 포스트시즌 41경기에서 홈런이 없던 이병규는 이날 프로 11년 만에 가을 잔치에서 첫 홈런을 신고했다.

단순 파괴력은 요미우리에 못 미치나 작전과 한 방 능력에서 주니치 타선 짜임새는 리그 최강으로 평가 받는 만큼 6번으로 나서는 이병규에게 타점 찬스가 자주 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라이벌전에 한국 대표 타자 간 방망이 대결까지, 요미우리-주니치전에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