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28.플로리다 말린스)이 박찬호(34.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이어 한국인 투수로는 두 번째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즌 10승에 도전한다.

플로리다는 10일(한국시간) 김병현(9승6패.평균자책점 5.47)이 13일 오전 2시5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돌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다고 예고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이적했다 22일 만인 지난달 26일 플로리다로 돌아온 이후 쾌조의 3연승을 달리고 있는 김병현의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시즌 두 자릿수 승수 도전이다.

지금까지 한국인 투수 중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10승 이상을 올린 건 `맏형' 박찬호가 유일하다.

박찬호는 LA 다저스 소속이던 1997년(14승)부터 2001년(15승)까지 5년 연속과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옮긴 2005년 12승 등 여섯 시즌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박찬호 외에는 누구도 시즌 10승 고지를 밟지 못했다.

김병현은 애리조나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로 둥지를 옮기며 선발과 구원을 오갔던 2003년 9승(10패16세이브)이 시즌 최다승이었다.

또 김병현의 광주일고 1년 선배인 서재응(30.탬파베이 데블레이스)도 뉴욕 메츠 소속이던 2003년 거둔 9승이 한 시즌 최고 성적이다.

언더핸드 투수로 유일하게 메이저리그에서 살아 남은 김병현이 2005년을 끝으로 명맥이 끊긴 10승 투수 계보 잇기에 나선 것이다.

상대팀 워싱턴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로 최하위인 플로리다보다 2.5게임 앞서 있지만 타선과 투수력 모두 크게 나을 게 없다.

김병현이 최근 3년간 워싱턴전에 네차례 선발 출격해 승수 없이 1패만 안으며 평균자책점 7.53으로 나쁜 게 마음에 걸리지만 최근 상승세를 감안하면 승리를 기대할 만하다.

김병현은 지난달 29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구원승을 시작으로 선발로 돌아선 2일 필라델피아전 5이닝 4실점과 8일 같은 팀과 경기 6이닝 3실점으로 3경기 연속 승수를 챙겼다.

특히 8일 필라델피아전에서는 삼진을 7개 솎아내면서도 볼넷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정교한 제구력을 뽐냈다.

선발 맞대결 상대도 올해 빅리그에 데뷔해 4승3패, 평균자책점 5.63인 우완 조엘 한라한(26)으로 큰 부담이 없다.

상대 타선에는 라이언 짐머맨이 김병현을 상대로 5타수 4안타 3타점의 불꽃 방망이를 휘둘러 최대 경계 대상이다.

또 포수 브라이언 슈나이더가 11타수 5안타(타율 0.455), 로니 빌리아드가 9타수 2안타(타율 0.222)를 각각 기록했다.

김병현이 워싱턴을 제물로 2년 만의 한국인 투수 10승 사냥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