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탱크'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최경주 자선 재단' 설립의 꿈을 향해 힘찬 첫 걸음을 내디뎠다.

최경주는 2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골프장(파71.6천839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첫 대회인 바클레이스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4타를 뿜어내 로리 사바티니(남아공.63타)에 1타 뒤진 2위를 달렸다.

4개 대회를 치러 성적을 합산, 1위 선수에게 1천만 달러의 천문학적 상금을 주는 플레이오프에서 첫 단추를 산뜻하게 꿴 셈이다.

정규시즌 포인트 순위 5위를 차지해 기본 점수 9만7천 포인트를 안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최경주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대회에 불참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제치고 포인트 1위에 오를 수 있다.

"천만 달러를 받으면 내 이름을 딴 자선 재단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최경주는 지난 2004년과 2005년 웨스트체스터골프장에서 두차례나 컷조차 통과하지 못했던 선수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 불꽃샷을 휘둘렀다.

드라이브샷은 단 세 차례만 페어웨이를 벗어났을 뿐이고 아이언샷 그린 적중률은 무려 83.3%에 이르는 컴퓨터샷을 쏘아댔다.

퍼팅 컨디션도 빼어나 15차례 버디 찬스에서 8개의 버디를 성공시켜 홀당 퍼팅수는 1.467개에 불과했다.

1번홀에서 첫 버디를 잡아내며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한 최경주는 특히 후반 9개홀에서 5개의 버디를 쓸어담아 30타를 치는 신바람을 냈다.

3번홀(파4) 보기를 빼면 그야말로 완벽한 플레이였다.

최경주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정규시즌 포인트 6위 사바티니는 최경주보다 그린 플레이에서 딱 한뼘 앞선 덕에 선두 자리를 꿰찼다.

사바티니는 14차례 버디 기회 가운데 8차례를 버디로 연결했고 4차례 보기 위기를 모두 파로 넘겼다.

정규시즌에서 134위에 그쳐 이번 대회에서 상위권 입상을 못하면 탈락하는 리치 빔(미국)을 비롯해 브라이언 게이, 스티브 플레시(이상 미국), 그리고 강력한 우승 후보 어니 엘스(남아공) 등이 6언더파 65타를 쳐 공동4위에 포진했다.

필 미켈슨(미국)은 4언더파 67타를 쳐 우승 후보다운 경기를 보였으나 이 대회에서 세 차례나 우승했던 비제이 싱(피지)은 버디 2개에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 등으로 무너져 컷오프 위기에 몰렸다.

앤서니 김(21.나이키골프)은 3언더파 68타를 쳐 공동18위에 올랐지만 나상욱(23.코브라골프)은 3오버파 73타, 위창수(35.테일러메이드)는 4오버파 75타로 부진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