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센트럴리그 선두 주니치 드래곤스, 3위 한신 타이거스 사이에 놓인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하면서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발등에도 당장 불이 떨어졌다.

요미우리가 21일 주니치에 패하면서 양팀 간 승차는 1게임으로 벌어졌다.

한신은 2위 요미우리를 1.5게임차로 바짝 쫓고 있다.

주니치와 한신이 106경기를 치른 반면 5게임 많은 111경기를 마쳐 요미우리 사정이 더욱 급해졌다.

센트럴리그가 올해부터 플레이오프 제도를 도입하면서 정규 시즌 3위 안으로 마치면 가을 잔치에 나갈 수 있지만 5년 만에 리그 우승을 노리는 요미우리는 상징성이 남다른 정규 시즌 1위로 페넌트 레이스를 끝내기를 원한다.

그러나 주니치, 한신의 벽을 넘지 못하고서는 뜻을 이룰 수 없다.

선발진이 강력하고 대포 생산 능력이 탁월한 지난해 리그 챔피언 주니치와 리그 최강 불펜진을 앞세운 한신은 역시 버거운 존재다.

요미우리는 주니치에 6승10패, 한신에 8승1무9패로 뒤져 있다.

팀당 24게임씩 치르는 일정상 주니치와 8게임, 한신과 6경기가 남았는데 이 결과에 따라 요미우리의 운명도 결정날 전망이다.

4번 주포에서 7번까지 내려간 이승엽이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주니치와 한신전에 전력을 다해야 할 판이다.

시즌 타율 0.265에 홈런 20개를 때린 이승엽은 수정 목표인 타율 0.280과 30홈런도 달성이 힘든 처지다.

이승엽은 주니치전에서 타율 0.242에 2홈런을 때리고 6타점을 올렸다.

한신전에서는 타율 0.182로 더욱 나쁘고 홈런과 타점은 각각 2개, 7개 뿐이다.

시즌 타율보다 낮은 타율로 무척 고전했음을 알 수 있다.

공수 짜임새가 주니치와 한신에 비해 떨어지는 요미우리로서는 다카하시 요시노부,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아베 신노스케, 이승엽 등 거포들의 한 방에 기대를 걸고 있는데 이승엽은 홈런 보다도 적시타로 승리에 기여하는 게 부활의 지름길이다.

이승엽의 최근 스윙은 홈런과는 거리가 멀다.

왼손 엄지손가락 관절염이 심각한 이승엽은 '똑딱이' 타법으로라도 안타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만 있을 뿐 포물선 또는 빨랫줄 같은 장타도 좀처럼 보기 어려워졌는데 역시 엄지 통증 탓이다.

환부에 끼었던 보호 링도 벗어버리고 팀 승리를 위해 투혼을 불사른 이승엽이 주니치, 한신전에서 순도 높은 안타로 승리에 이바지한다면 추락했던 명예도 다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