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0홈런 고지를 돌파한 일본프로야구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목표는 3년 연속 30홈런 달성과 우승에 맞춰진다.

이승엽은 5일 도쿄 메이지 진구구장에서 벌어진 야쿠르트 스왈로스전에서 좌완투수 이시이 가즈히사의 슬라이더를 밀어쳐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타격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상대 타율 0.133(15타수2안타), 올해도 전날까지 0.222로 약했던 이시이에게서 첫 홈런을 뽑아냈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91경기(팀은 98경기) 만에 20홈런 고지를 밟으면서 이승엽은 남은 46경기에서 10개만 추가하면 부상으로 수정한 목표인 30홈런에 3년 연속 도달할 수 있다.

이승엽은 지바 롯데 시절이던 2005년 30개를 때렸고 요미우리로 이적한 지난해에는 41개를 쏘아 올렸다.

이승엽에게 있어 홈런은 요미우리 주포라는 자존심과 함께 팀 승리에 직결돼 각별하게 다가온다.

이승엽은 오가사와라 미치히로(25개), 다카하시 요시노부, 아베 신노스케(이상 24개)에 이어 팀 4번째로 20홈런을 넘어섰다.

요미우리에서 홈런 20개 이상을 친 선수가 4명을 넘기는 2005년 이후 2년 만이다.

요미우리 팀 홈런은 무려 138개. 일본 12개 구단 중 100개를 넘은 유일한 구단이다.

이미 지난해 작성한 134개를 넘었고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003개까지 가능하다는 게 일본 언론의 계산이다.

요미우리는 수년째 지속해 온 톱타자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중심 타자인 다카하시를 1번에 내세운 기묘한 타순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이승엽이 왼쪽 엄지 및 어깨 부상으로 부진했으나 다카하시, 오가사와라, 아베가 대포쇼를 벌이면서 작전 위주의 세밀한 야구보다 중심 타선의 한 방에 기대를 걸었던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구상이 적중했다.

대포에 대한 하라 감독의 믿음은 절대적이다.

승리를 위해 홈런은 필요 충분조건이고 홈런을 잘 때리는 선수가 4번에 포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베를 시즌 중반 이승엽 대신 4번에 앉히고 아베 대신 오가사와라로 카드를 바꾼 것도 이들의 홈런 사이클과 궤를 같이 한다.

시즌 초부터 기복 없는 타격에 센트럴리그 홈런 2위를 달리고 있는 오가사와라의 득점권 타율은 0.302에 38타점. 자신의 시즌 타율 0.324보다 낮은 수치로 득점권에서 0.291을 때리고 35타점을 거둔 이승엽과도 엇비슷하다.

그러나 오가사와라가 워낙 결정적인 찬스에 강한데다 팀내 홈런 1위라는 존재감 덕분에 4번을 꿰찼다.

5번에 밀린 이승엽이 4번 해결사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적시타도 중요하나 승리를 부르는 홈런을 자주 때리는 게 먼저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