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정, 막판 집중력 빛나..신지애, 18번홀 `통한의 버디'

"올해에도 또 다시 정상 문턱을 넘지 못하다니.."

29일 오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비앙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284타로 나탈리 걸비스(미국)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들어간 장 정(27.기업은행)이 끝내 우승을 내어주는 순간, 한국 응원단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전날 3라운드에서 4언더파로 단독 2위에 랭크됐던 장 정은 이날 6언더파로 1위였던 줄리 잉스터(미국)와 한 조가 되어 36개조 중 맨 마지막으로 낮 12시 54분에 티업을 시작했다.

장 정과 잉스터는 파4인 1번홀을 파로 무난히 마무리했으나 전날과 마찬가지로 바람이 거셌던 탓인지 장 정과 잉스터는 모두 보기를 범해 불안한 전조를 보였다.

장 정은 파4인 3번홀과 5번홀에서 또 다시 보기 2개를 범해 1∼5번홀에서 무려 3타를 까먹어 1언더파로 추락했다.

그러나 장 정은 파4인 6번홀에서부터 파3인 14번홀까지 9개홀을 파로 마무리지으면서 안정을 되찾은 뒤, 거의 종반부에 들어서면서부터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해 15, 16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고 파5인 18번홀에서도 버디를 잡아, 30분이상 먼저 경기를 마치고 경기 결과를 초조히 기다리던 걸비스와 극적으로 동타를 이뤄내는 개가를 올렸다.

마지막 조인 잉스터-장 정 조가 끝날 때까지 누가 우승할지 알 수가 없어 막판까지 숨막히는 순간이 연출됐다.

특히 3언더파 상황에서 장 정은 18번홀에서 두번째 샷을 그린 오른 쪽 벙커에 빠뜨려 일부에서는 걸비스의 우승을 점쳤으나, 그림 같은 벙커샷으로 홀 바로 옆세 공을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는 등 막판 집중력이 빛났다.

18번홀에서 치러진 걸비스와의 연장전에서 비록 패했지만, 장 정은 걸비스와 껴안은 채 걸비스의 우승을 축하했다.

장 정은 연장전 직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쉽지만 결과에 만족한다"면서 "바람이 많이 불고 그린이 딱딱해 공 세우기가 어려웠고 전반 1∼5홀에서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3언더파로 공동 3위로 이날 최종 라운드에 임했던 신지애(19.하이마트)는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과 한 조를 이뤄 파3 2번홀에서 보기를 범했으나, 4번홀과 7번홀, 9번홀에서 버디 3개를 잡으면서 전반을 4언더파로 마쳤다.

그러나 후반들어 파4인 11번홀에서 더블보기, 파4인 13번홀에서 보기, 파5인 15번홀에서 보기를 잇따라 범하면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가, 16번홀과 17번홀에서 버디와 보기를 번갈아 기록해 2언더파로 파5인 18번홀을 맞이했다.

신지애는 18번홀에서 두번째 샷을 그린 옆 벙커에 빠뜨렸으나, 기막힌 벙커샷으로 그린 위에 올라간 공이 홀 컵 쪽으로 구르다가 불과 10㎝ 앞에서 정지하면서 4언더인 걸비스와 동타를 이룰 수 있는 `이글'을 놓쳐 탄식을 자아냈다.

2005년과 2006년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연이어 공동 준우승을 기록했던 미셸 위(18.나이키골프)는 오전 7시 39분 니키 가렛(호주)과 한 조가 되어 경기를 치렀으나, 파4인 1번홀부터 더블보기를 범하는 등 불안한 출발을 시작해 전반에만 4타를 까먹는 등 이날만 76타를 쳐서 4라운드 총계 16오버파 304타로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주제네바 대표부 관계자 및 가족들은 휴일을 맞아 이 곳에서 한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에비앙레뱅<프랑스>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