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올해 4승을 합작한 '코리언 시스터스'가 2주 동안 유럽 원정에 나선다.

26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마스터스골프장(파72.6천192야드)에서 나흘 동안 열리는 에비앙마스터스에 이어 8월2일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치러지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으로 이어지는 유럽 원정에서 '한국 군단'은 우선 '프랑스 원정 무승 징크스'에서 탈출이 급선무이다.

에비앙마스터스는 총상금 300만달러에 우승 상금이 45만달러에 이르러 메이저대회를 능가하는 특급 대회이다.

총상금은 US여자오픈 다음으로 많고 우승 상금은 US여자오픈(56만달러), HSBC매치플레이챔피언십(50만달러)에 이어 세번째이다.

대회 출전 선수는 미국, 유럽, 한국, 일본, 남아공, 호주 등 골프 강국 상위랭커 위주로 선별해 90명으로 제한되며 컷오프가 없어 최하위권으로 밀려도 5천달러의 적지 않은 돈을 받을 수 있다.

LPGA 투어에서 최강을 자랑하는 '코리언 시스터스'는 그러나 유독 이 대회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올해 일정에 올라 있는 LPGA 투어대회 가운데 한국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대회는 마스터카드클래식, 코로나챔피언십, 다케후지클래식, 프랭클린모기지챔피언십, 그리고 에비앙마스터스 등 5개 뿐이다.

마스터카드클래식과 코로나챔피언십, 프랭클린모기지챔피언십 등이 창설된 지 3∼4년에 불과한 사실을 감안하면 에비앙과 악연은 이제 끊어낼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

에비앙마스터스골프장은 전장은 짧은 대신 코스의 굴곡이 심하고 그린이 조그맣다는 점에서 한국 골프장과 비슷해 한국 선수들이 이곳에서 한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전문가들도 의아하게 여기고 있다.

올해는 '에비앙 무승 징크스'를 깰 가능성이 높다.

우선 출전 선수 90명 가운데 32.2%에 이르는 29명의 '코리언 전사'들이 나선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역시 맏언니 '듀오' 박세리(30.CJ)와 김미현(30.KTF)이 꼽힌다.

박세리는 에비앙마스터스 첫 출전했던 2000년 김미현과 함께 공동5위에 오른 뒤 , 4위(2002년), 6위(2003년), 6위(2006년) 등 4차례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5명의 코스레코드(64타) 보유자 명단에도 박세리가 포함되어 있다.

지난 16일 제미이파 오웬스 코닝클래식 우승으로 예전의 기량을 되찾아 이번 대회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김미현 역시 2000년 5위, 2002년 준우승, 2004년 9위, 지난해 4위 등 해마다 상위권에 입상해 에비앙마스터스 코스와 궁합이 잘 맞았다.

HSBC매치플레이챔피언십 제패로 사기가 올라 있는 이선화(21.CJ)와 김영(27), 장정(27.기업은행), 이미나(27.KTF), 이정연(28), 이지영(22.하이마트), 그리고 신예 돌풍의 주역 안젤라 박(19), 민나온(19), 김인경(19) 등도 무시못할 우승 후보들이다.

특히 눈여겨 봐야 할 선수는 한국여자프로골프의 '지존' 신지애(19.하이마트)이다.

이미 두차례 메이저대회에서 미국 무대에서도 얼마든지 통할 수 있는 실력을 입증한 신지애는 HSBC매치플레이챔피언십 1회전 탈락이 오히려 보약이 됐다.

그동안 빠듯한 일정에 허덕였던 신지애는 1회전 탈락으로 모처럼 달콤한 휴식과 코스 파악에 나설 여유를 가졌다.

신지애와 함께 초청을 받은 안선주(20.하이마트), 지은희(21.캘러웨이), 박희영(20.이수건설) 등 '한국파'의 활약도 관심사다.

'기권소녀'로 전락한 위성미(18.미국 이름 미셸 위)의 투어 복귀도 눈길을 끈다.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위성미는 2005년과 지난해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카리 웹(호주), 크리스티 커, 모건 프레셀, 폴라 크리머(이상 미국) 등 즐비한 강호들과 '코리언 시스터스'의 대결이 흥미진진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