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의 일본인 `안타제조기' 스즈키 이치로(34.시애틀 매리너스)가 올해 메이저리그 `별중의 별'이 됐다.

이치로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2007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경기에서 아메리칸리그의 5-4 역전승을 이끄는 그라운드 홈런을 작렬하는 등 3안타를 터뜨려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2001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타격왕,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이치로는 올스타전에서 7년 연속 출전 끝에 최고 자리에 서는 영광을 누렸다.

이치로는 지난 해 메이저리그 역대 세번째로 6년 연속 200안타를 때렸고 올해 5월에는 45연속 도루 성공으로 아메리칸리그 신기록을 작성하는 등 `호타준족'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날 이치로는 아메리칸리그가 0-1로 뒤지던 5회 초 1사 1루에서 내셔널리그 다섯번째 투수 크리스 영(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던진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우중간 그라운드 홈런으로 2-1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치로의 타구는 우중간 펜스를 직접 때린 뒤 굴절됐고 내셔널리그 우익수 켄 그리피 주니어(신시내티 레즈)가 공을 더듬는 사이 빠른 발을 이용해 여유롭게 홈까지 들어왔다.

올해 78회를 맞은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그라운드 홈런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이치로는 1회 첫 타석에서 제이크 피비(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부터 중전안타를 뽑고 3회에도 벤 시츠(밀워키 브루어스)의 바깥쪽 변화구를 가볍게 밀어쳐 좌익수 앞 안타를 만드는 등 3타수 3안타로 `타격 천재'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올 시즌 타율 0.359(357타수 128안타), 도루 23개로 활약하고 있는 이치로는 시애틀과 2012년까지 5년간 1억달러의 재계약이 임박했다는 지역 신문의 보도가 있어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치로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타구가 담장을 넘어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 실망했었다"고 홈런칠 때 느낌을 밝힌 뒤 "지난 6년간 올스타전에서 나는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늘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정말 행복하고 재미있는 올스타전이었다"고 말했다.

이치로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탄 아메리칸리그는 6회 초 칼 크로포드(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의 솔로홈런으로 3-1로 달아났다.

3-2로 쫓기던 8회에는 빅터 마르티네스(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좌월 2점홈런이 터지면서 5-2까지 점수 차를 벌려 승기를 잡았다.

내셔널리그는 9회 2사 후에 알폰소 소리아노(시카고 컵스)의 2점 홈런으로 4-5까지 따라붙었지만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애론 로완드(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우익수 뜬공에 그치면서 땅을 쳤다.

이날 홈런 3개 등 10안타를 폭발한 아메리칸리그는 1997년부터 올스타전에서 10연승(1무 포함)을 거두면서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다.

올스타전에 13차례 출장한 내셔널리그의 베테랑 타자 그리피 주니어는 2타수 1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