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연아-안현수-이강석을 찾아라.'

강원도 평창이 러시아 소치에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내주면서 향후 동계올림픽 유치 재도전을 위해 동계종목의 경기력 향상과 유망주 발굴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소치가 평창을 이길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는 동계스포츠 강국이라는 점이다.

러시아는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옛소련 시절의 기록까지 합쳐 총 293개의 메달을 획득,31개(금 17,은 8,동 6)의 메달을 따낸 한국을 압도했다.


이처럼 한국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쇼트트랙 이외의 종목에서는 단 1개의 금메달도 획득한 적이 없을 만큼 '메달 편식'이 심하다.

그나마 최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세계신기록을 세운 이강석(의정부시청)과 여자 단거리 유망주 이상화(한국체대),'피겨요정' 김연아(군포 수리고) 등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금메달 후보로 손꼽히고 있어 '메달 종목 다변화'라는 목표에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소외 종목으로 남아있는 스키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스키점프 등의 설상 종목과 국내에 훈련장조차 없는 썰매종목(루지 봅슬레이 스켈레톤)은 당장 꿈나무를 육성하는 것조차 버거운 상태다.

이에 따라 동계종목 전반에 걸친 차세대 유망주 발굴과 취약 종목에 대한 지원강화를 통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선수를 확보하는 게 당면 과제가 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경우 지난해 토리노 동계올림픽이 끝난 이후 4년 앞을 내다보고 '2010 밴쿠버 프로젝트'를 마련,대한체육회와 연맹 차원에서 쇼트트랙 및 스피드 스케이팅,피겨 스케이팅 유망주를 키우는 데 집중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비인기 종목의 설움속에 국제경쟁력마저 잃고 있는 설상 종목과 썰매 종목 발전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가능성을 보인 스키점프는 지원 부족으로 세대교체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크로스컨트리 역시 지난해까지 올림픽 기준기록을 통과한 선수가 단 1명에 그칠 정도로 선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게 현실이고,바이애슬론도 국내에 한 군데밖에 없는 훈련장 사정으로 선수들의 실력은 제자리 걸음이다.

결국 비인기 종목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우수한 지도자 확보,설상 종목 실업팀 창단을 통한 선수 육성 등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반쪽짜리' 동계스포츠 강국의 오명을 씻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