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축하하네. 하지만 우승컵은 내가 갖겠네'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최근 첫 딸을 얻어 아버지가 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주최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대회에서 시즌 두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우즈는 5일(이하 한국시간)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콩그레셔널골프장(파72.7천278야드)에서 열릴 AT&T내셔널대회 주최자이다.

'타이거 우즈 재단'이 주최하기 때문에 우즈는 대회 호스트 역할을 맡는다.

당초 우즈는 출전 선수가 80명 안팎인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수준의 인비테이셔널대회로 계획했으나 많은 선수들의 불만이 제기되자 120명으로 늘렸다.

그래도 144명에게 출전 기회가 돌아가는 '풀필드 대회'는 아니기에 상위 랭커 위주로 출전 선수명단이 짜여졌다.

때문에 우승 경쟁은 메이저대회 못지 않게 치열할 전망이다.

세계랭킹 1위와 상금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우즈는 단연 첫번째 우승 후보.
특히 우즈는 첫 딸을 낳은 아내에게 우승컵을 바치겠다는 의욕이 강하다.

뿐 만 아니라 재단주최 비시즌 대회인 타깃월드챌린지에서 우승할 경우 상금 전액을 '타이거 우즈 재단'에 기부해 온 우즈는 이번 대회 우승상금을 다른 선수에게 내줄 생각이 없다.

손목 부상으로 한동안 고생했던 필 미켈슨(미국)과 세계랭킹 3위 짐 퓨릭(미국), PGA 투어 상금랭킹 3위 비제이 싱(피지), 그리고 애덤 스콧(호주) 등 강호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세계랭킹 20위와 PGA 투어 상금랭킹 11위에 올라 있는 최경주도 당당한 우승 후보이다.

더구나 최경주는 우즈, 미켈슨, 싱, 퓨릭, 스콧, 어니 엘스(남아공) 등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가 모조리 출전했던 메모리얼토너먼트에서 정상에 올라 최정상급 기량을 이미 검증받았다.

US오픈 이후 두 대회를 건너 뛰며 충분한 휴식과 연습을 통해 샷도 한결 날카롭게 다듬었다.

콩그레셔널골프장은 워싱턴DC 도심에서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역대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계 고위 인사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오거스타내셔널, 오크몬트, 파인밸리, 윙드풋, 사이프러스포인트 등과 함께 세계 100대 골프장 상위권에 빠짐없이 포함된 명문 골프장이고 US오픈을 두 차례 여는 등 많은 투어 대회를 개최했다.

우즈는 대회기간이 미국 독립기념일(7월4일)과 맞물려 있고 작년에 세상을 뜬 아버지 얼 우즈가 미국 육군 특전부대 퇴역장교라는 사실을 감안해 워싱턴DC 인근 콩그레셔널골프장을 대회장으로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