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간의 휴식을 마친 K-리그가 공격축구로 부활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저마다 '올해는 무조건 공격축구'라고 공언했던 K-리그 14개팀 감독들의 출사표와 달리 지난 달 27일 12라운드까지 K-리그 정규시즌 경기당 평균 득점은 2.15골로 2005년의 2.31골, 작년 2.19골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규리그 2라운드에서 20골을 뿜어내며 초반 '반짝 골 폭풍'이 몰아쳤지만 이후에는 리드를 잡은 팀의 구태의연한 '잠그기 전략'과 지리한 0-0 무승부 경기가 쏟아지면서 골 가뭄이 찾아왔다.

그러던 K-리그가 사실상 후반기로 접어든 16일부터 불을 뿜기 시작했다.

수원-경남전에서는 올 시즌 한 경기 최다골인 8골이 뿜어져 나왔다.

이날 하루 여섯 경기에서 20골이 나와 경기당 3.33골이 터졌다.

수원은 이관우, 에두, 마토, 나드손(2골)이 골 퍼레이드를 펼치며 공격 축구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차범근 수원 감독은 "스리백으로 바꾼 게 주효했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지만 수원은 지난 달 23일 경남전, 30일 성남전을 포함해 승리를 거둔 세 경기에서 연속 네 골 이상씩 뽑아내는 가공할 득점력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다 정규리그 12경기에 고작 5골로 골 가뭄의 '주범'이던 FC서울도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서울은 인천 유나이티드와 2-2로 비겼지만 고명진과 심우연이 네트를 갈라 해결사 부재에 목말라하던 세뇰 귀네슈 감독의 시름을 덜게 했다.

또 작년부터 무승부가 많은 팀으로 '악명'이 높던 전남 드래곤즈도 모처럼 세 골을 터트리며 부산 아이파크를 3-1로 완파했다.

전남은 간판 골잡이 산드로가 골문을 연 데 이어 무명의 주광윤이 두 골을 몰아넣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챔피언 전북 현대도 제칼로가 원맨쇼를 펼치며 두 골을 터트렸고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유일한 무승팀이던 광주 상무도 첫 승과 함께 골맛을 봐 득점 가뭄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K-리그 최고의 골 풍년으로 기록됐던 1996년의 경기당 평균 2.97골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후반기에 각 팀들이 공격축구를 펼칠 경우 경기당 평균 2.5골 수준의 골 잔치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