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가 역전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높은 샷 정확도와 탁월한 쇼트게임,끊임없는 스윙 교정 노력 덕분으로 분석된다.

최경주는 이번 대회에서 드라이버샷 정확도(페어웨이 안착률)가 83.9%로 출전 선수 중 2위였다.

아이언샷 정확도(그린 적중률)는 70.8%로 랭킹 28위.

최경주는 경기 후 "잭 니클로스처럼 높은 페이드볼을 구사해 볼을 페어웨이나 그린에 떨구는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약간 굽어지는 페이드볼은 탄도가 높은 대신 볼이 지면에 떨어진 뒤 바로 멈추는 샷.니클로스는 현역 시절 '하이 페이드샷(King of the power fade)'의 대가였다.

최경주는 우승 직후 "골프에 입문할 때 니클로스가 지은 'Golf my way' 번역본을 보며 기본을 익혔다"고 말했다.

니클로스처럼 페이드볼을 선호하는 최경주는 특히 이번 대회에서 예전보다 간결한 스윙 폼을 선보여 거리보다는 정확성을 추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경주는 "코치 스티브 밴과 함께 해 온 스윙 교정 작업을 실전에서 응용하는 단계"라며 "압박감이 심한 상황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내 스윙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스윙 교정이 효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윙 도중 출렁했던 동작이 없어지고 백 스윙부터 피니시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같은 거리에서 여러 가지 클럽으로 궤도나 스핀 양이 다른 샷도 구사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그린이 단단해 9번 아이언으로 평상시대로 샷을 할 경우 볼이 그린을 벗어날 것 같으면 8번 아이언으로 볼을 높이 띄워 멈추게 하는 고난도 샷을 구사한다.

어드레스 때에도 힙(hip)이 오른발 쪽으로 빠지는 경향이 있었으나 그것도 바로잡았다.

최경주는 뛰어난 쇼트게임으로 최종일 마지막 3개홀에서 파를 세이브한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16번홀(파3)에서는 벙커샷을 홀 옆 2.1m에 붙였고,17번홀(파4)에서는 그린 뒤편에서 친 볼을 홀 옆 4.5m 지점에 떨군 후 파로 막았다.

18번홀(파4)에서는 벙커샷을 홀 옆 1.5m에 붙여 파퍼트에 성공했다.

결정적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파를 잡는 모습은 그의 쇼트게임 기량이 '원숙' 단계에 들었음을 보여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