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는 역시 달랐다.

지난 해 K-리그 최우수선수 김두현(성남)이 다시 한 번 '큰 경기에 강한 체질'을 보여줬다.

김두현은 23일 분당 탄천 홈구장에서 열린 200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예선 산둥 루넝(중국)과 최종전에서 팀의 세 골에 모두 디딤돌을 놓아 중원 사령관의 임무를 120% 수행했다.

전반 37분 앞쪽의 빈 공간을 보고 길게 띄워준 로빙 패스가 김동현의 재치있는 헤딩골로 연결됐고 4분 뒤 손대호의 백헤딩 골도 자로 잰 듯한 궤적을 그린 프리킥에서 나왔다.

후반 26분 모따의 중거리포를 가능하게 해준 짧은 패스는 어시스트로 잡히진 않았지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시발점이 됐다.

김두현은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

사실 오늘 경기는 아무런 의미없이 치를 수도 있었다.

산둥이 지난 경기에서 비긴 덕에 보너스로 주어졌다고 생각하고 뛰었다"고 말했다.

성남은 지난 9일 5라운드에서 산둥이 애들레이드(호주)를 이겼다면 6차전 결과와 관계없이 8강 진출이 좌절될 뻔했다.

다행히 애들레이드(호주)가 힘을 내면서 산둥과 2-2로 비겨준 덕택에 실낱같은 희망을 되살릴 수 있었다.

김두현은 "K-리그에선 우리 팀이 항상 자신감을 갖고 있다.

무패 행진을 계속 이어가겠다"면서 "또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작년에 전북이 해냈던 것처럼 이번엔 우리가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연말에 펼쳐질 세계클럽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해 유럽, 남미의 세계적인 클럽들과 겨뤄보고 싶다는 꿈도 감추지 않았다.

성남의 8강 진출을 가능하게 해준 결승골이 된 두 번째 득점을 올린 미드필더 손대호는 "그냥 잘라먹는다는 생각으로 머리를 댔는데 골이 들어갔다.

부담없이 치른 경기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성남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