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가 90타를 넘게 치다니…'

한국여자프로골프 국내 첫 대회인 KB국민은행 스타투어 제1차 대회(총상금 2억원) 2라운드에서 '주말골퍼' 수준인 90타를 넘게 치는 프로가 속출했다.

강풍 속에 20일 부산 아시아드CC(파72·6210야드)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날 언더파를 친 선수가 한 명도 없는 가운데 7명의 선수가 90타를 넘기며 망신을 당했다.

꼴찌에 머문 김가형은 첫날 18오버파 90타에 이어 이날도 19오버파 91타를 치며 이틀 연속 90타대를 기록하는 믿기지 않는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

2라운드 합계 성적은 무려 37오버파 181타다.

신지은은 이날 21오버파 93타로 가장 나쁜 성적을 냈다.

이외에 정미희 이루리 구현진 박우곤 이예송 등이 18오버파 90타를 기록했다.

아무리 코스가 어렵고 악천후라고 할지라도 정규 대회를 뛰는 투어프로가 90타를 넘게 친다는 것은 '해외토픽' 감이다.

이날 서희경이 유일하게 이븐파 72타를 쳐 오버파를 면했다.

참가선수 119명 가운데 70타대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는 38명에 불과했다.

여자프로골퍼들의 치욕의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한편 전날 선두인 안선주(20·하이마트)가 이틀째 1위를 고수했다.

안선주는 이날 버디는 3개에 그치고 트리플보기 1개,더블보기 1개,보기 2개로 4오버파 76타를 치고도 합계 이븐파 144타로 2위 홍란(21)에 3타 앞섰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프로 첫 우승의 감격을 안았던 안선주는 2연패로 2승째를 달성할 찬스를 잡았다.

김보미가 합계 4오버파 148타로 3위,신은정 박유진 김민선 조영란 등이 합계 5오버파 149타로 공동 4위에 랭크됐다.

이날 상위권에 오른 선수 중에서도 트리플 보기,쿼드르플 보기가 속출했으며 전날 이븐파를 친 지은희(21)는 17번홀(파4)에서 티샷이 2개나 OB가 나면서 5타를 더 치는 우여곡절 끝에 12오버파 84타로 망가지기도 했다.

예선통과 기준 타수는 무려 14오버파 158타로 정해졌다.

국내 여자 대회에서 커트 통과 타수가 가장 높았던 때는 1984년 팬텀부산오픈과 1987년 오란씨오픈으로 각각 2라운드 합계 24오버파 168타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