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골프 열전'으로 불리는 마스터스골프대회에서 미국 아이오와주 출신인 잭 존슨(31)이 '깜짝 우승'하면서 52년 전 US오픈에서 역시 예상을 뒤엎고 정상에 올랐던 잭 플렉(85)과 '닮은 꼴' 우승 이야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AP통신은 10일(한국시간) 1955년 US오픈에서 당시 최강자였던 벤 호건을 꺾고 우승을 했던 역시 아이오와주 출신 '무명 골퍼' 플렉을 재조명했다.

플렉은 당시 최종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상대는 4번의 US오픈 우승을 포함해 메이저 우승만 9차례를 한 호건이었다.

"당시 누구나 호건을 꺾기는 어렵다고 생각했었다"고 회상한 플렉은 연장에서 69타를 쳐 72타의 호건을 제치며 존슨과 같은 '신데렐라 스토리'를 완성했다.

플렉은 장타자가 아니었지만 곧은 드라이브샷을 앞세웠고 불안한 퍼팅은 정확한 아이언 샷으로 만회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꺾으며 마스터스의 그린 재킷을 입은 존슨도 비슷한 경우였다.

4라운드 5번 홀에서 존슨이 보기를 범하면서 우즈가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갈 때만 해도 누구나 우즈의 우승을 예상했다.

존슨은 이번 대회 컷을 통과한 60명의 선수들 중 평균 비거리가 57위에 불과했지만 짧은 거리의 단점을 아이언샷과 퍼팅 등으로 메우며 코스를 공략했다.

특히 파5 홀에서 무리하지 않은 것이 주효했다.

"나는 (거리에) 한계가 있다"고 시인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존슨은 거리에 욕심내기보다 레이업을 우선하며 착실한 플레이로 일관, 이번 대회 4개의 파5 홀에서 버디 11개, 파 5개로 만점에 가까운 결과를 얻었다.

4라운드 13번 홀이 그 예로 존슨은 드라이브샷으로 그린에 213야드 정도 거리를 남긴 상황에서 레이업으로 거리를 좁힌 뒤 결국 버디를 뽑아냈다.

존슨은 "나는 아이오와 주 시더래피즈에서 온 잭 존슨이다.

말 그대로 보통 사람"이라고 '깜짝 우승'의 평범한 비결을 말했다.

AP통신은 "아이오와주에서 온 두 명의 보통 사람들이 평소대로 골프를 쳤는데 한 번은 US오픈에서 호건을 이겼고 또 한 번은 마스터스에서 우즈를 잡았다"고 평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