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64타 치며 공동 선두

3주 동안의 공백과 난이도를 한껏 높인 코스도 '골프황제'의 앞길에는 장애가 될 수 없었다.

세계골프랭킹 1위 타이거 우즈(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첫날 공동 선두에 오르며 대회 통산 다섯번째 우승을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우즈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골프장(파70.7천137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뽑아내고 보기 1개를 곁들여 6언더파 64타를 때렸다.

보기없이 6개의 버디를 잡아낸 본 테일러(미국), 그리고 폴 케이시(잉글랜드)와 공동 선두.
64타는 올해 우즈의 개인 최소타 기록이며 지난 2004년 대회 1라운드 때 67타를 친 이후 12라운드만에 나온 60대 타수다.

이 대회에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년 연속 우승했던 우즈는 이후 3년 동안 중위권 이하의 성적에 그쳤지만 다시 한번 우승컵을 들어올릴 교두보를 마련했다.

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을 치른 뒤 3주 동안 투어를 쉬었던 우즈는 이날 단 한차례 그린을 놓쳤을 뿐 17차례나 버디 기회를 만들어내는 정교한 아이언샷을 구사해 러프를 기르고 파72 코스를 파70으로 바꾸는 등 난코스로 만들었다는 주최자 파머를 머쓱하게 했다.

10번홀에서 티오프한 우즈는 18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이 짧아 바위 틈에 볼이 떨어지면서 벌타를 받아 보기로 홀아웃했을 뿐 수월한 경기를 펼쳤다.

우즈는 "오늘 두어차례 퍼팅 실수가 있었지만 올해 들어 가장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면서 만족감을 표시했다.

AP통신은 "파머가 의도한 것 처럼 버디를 쉽게 잡을 수 없는 코스로 만들려면 이제 그린에 콘크리트를 퍼붓는 방법 밖에 없다"면서 코스가 우즈에 농락당했다고 보도했다.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로코 미디에이트, 션 오헤어(이상 미국), 트레버 이멜만(남아공), 칼 페테르손(스웨덴) 등이 4언더파 66타로 공동4위 그룹에 포진했다.

앞선 대회에서 아쉽게 타이틀 방어에 실패한 '탱크' 최경주(37.나이키골프)의 선전도 눈길을 끌었다.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친 최경주는 우즈에 3타 뒤진 공동9위에 올라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한 대회에서 우승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최경주는 '빅5' 가운데 우즈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을 모조리 제쳐 세계랭킹 10위권 진입 가능성도 높였다.

어니 엘스와 레티프 구센(이상 남아공)은 나란히 1언더파 69타로 그런대로 버텼지만 비제이 싱(피지)은 이븐파 70타에 그쳤고 필 미켈슨(미국)은 2오버파 72타를 쳐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PGA투어 대회 첫 스트로크플레이대회에 나선 양용은(35.테일러메이드)은 버디 3개를 잡아냈지만 보기 5개를 쏟아내며 2오버파 72타를 쳐 컷 통과가 쉽지 않아졌다.

경기 막판 쏟아진 폭우 때문에 일부 선수들은 많게는 3개홀, 적게는 1개홀을 마치지 못했다.

위창수(35.테일러메이드)도 마지막 1개홀을 치르지 못했다.

위창수는 17개홀 동안 버디는 1개에 그치고 6개의 보기를 쏟아내 최하위권으로 밀렸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