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새벽 잉글랜드 FA컵 8강 맞대결

태극전사 맞대결 '결정판'이 다가온다.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과 이동국(28.미들즈브러)이 11일 오전 2시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미들즈브러 외곽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2006-2007 잉글랜드 FA컵축구 6라운드(8강)에서 맞붙는다.

프리미어리거 4호 이동국보다 먼저 진출한 박지성, 이영표(30.토트넘), 설기현(28.레딩FC)은 최소한 한 차례 이상 맞대결했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작년 4월 박지성이 이영표의 뒤에서 볼을 빼앗아 웨인 루니에게 어시스트를 해줬던 순간.
냉정한 승부의 세계였지만 둘이 나중에 시선을 따로 둔 채 슬며시 손을 맞잡은 사진이 포착돼 진한 우정을 전하기도 했다.

두 시즌에 걸쳐 세 차례 맞붙은 박지성과 이영표는 지난 달 그리스와 새해 첫 A매치를 치르기 사흘 전 잠시 동지에서 적으로 변했다.

박지성과 설기현은 지난 달 FA컵 재경기를 치르는 바람에 열흘 간격으로 두 차례 만났다.

두 번째는 박지성이 오른쪽, 설기현이 왼쪽 날개로 정면에서 충돌했다.

이영표와 설기현은 작년 11월 딱 한 번 마주쳤다.

설기현이 섀도 스트라이커, 이영표가 오른쪽 풀백을 봤고 68분 간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박지성과 이동국은 처음부터 만날 일이 없었다.

박지성이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이동국이 1998년 프랑스월드컵부터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소속 리그는 달랐다.

대표팀에서 미니게임을 할 때 조끼를 입고 맞대결한 적이야 꽤 많지만 어디까지나 전술 훈련일 뿐이었다.

출전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8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릴(프랑스)전에서 승리를 지키는 조커로 투입됐던 박지성은 FA컵에선 네 경기 연속 선발 출격하고 있어 이번에도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될 공산이 크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이번 시즌 트레블(3관왕)을 노리는 맨유의 살인적인 일정상 적절히 힘을 안배하고 있고 FA컵에서는 박지성이 엄연한 주축 멤버로 부름을 받고 있다.

더욱이 공격수 루이 사아, 올레 군나르 솔샤르와 미드필더 대런 플레처가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황이라 비중은 더 커졌다.

지난 달 11일 찰턴전 헤딩골에 이어 한 달 만에 공격 포인트를 노려볼만한 시기다.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는 이동국도 첫 선발 출전을 기대하고 있다.

고작 9분만 뛴 지난 달 25일 레딩전에서 골 포스트를 맞히며 '동화같은 데뷔'를 한 이동국은 2월28일 FA컵 웨스트 브로미치전에서 승부차기 실축을 했지만 슈팅 네 개를 때려 활발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지난 4일 뉴캐슬전에선 정규 시간으로는 가장 긴 30분을 소화했다.

미들즈브러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정규리그 12골, FA컵 4골을 뽑아낸 나이지리아 공격수 아예그베니 야쿠부가 부진에 빠져 고심하고 있다.

뉴캐슬전에서 예상보다 빨리 이동국-마크 비두카 투톱을 실험해본 이유도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좌우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는 박지성과 공격수 중 상대적으로 활동 반경이 큰 이동국은 함께 출전하기만 한다면 그라운드 곳곳에서 조우하는 장면을 연출할 전망이다.

한편 토트넘의 붙박이 왼쪽 풀백으로 입지를 굳힌 이영표는 11일 밤 9시45분 런던 스탬퍼드브리지 경기장에서 첼시와 FA컵 8강 대결을 갖는다.

◇코리언 프리미어리거 FA컵 출전 일정

이동국 vs 박지성 미들즈브러-맨유(11일 오전 2시30분.리버사이드 스타디움)
이영표 첼시-토트넘(11일 오후 9시45분.스탬퍼드브리지 스타디움)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