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제대로 못하더라도 실망하지 말아주세요"

허리 디스크 치료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김연아(17.군포 수리고)가 제88회 동계체전과 3월로 예정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김연아는 22일 오전 강남구 신사동 자생한방병원(원장 신준식)에서 허리치료를 받은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방치료를 받고서 통증이 많이 없어져 연습시간을 늘리고 있다"며 "체력훈련과 근력운동을 많이 하고 있지만 통증이 재발할까봐 조심하고 있다.

매일 5시간 정도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이어 "TV나 인터넷으로만 봤던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는 게 떨린다.

관중도 많을 것 같아서 긴장이 된다"며 "첫 출전이라서 부담은 없지만 연기를 잘해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그동안 연습을 제대로 못했는데 남은 시간까지 연습을 충분히 해서 좋은 경기를 치르고 싶다"며 "혹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더라 팬들이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와 대결을 앞둔 심정에 대해 김연아는 "아사다가 연습하는 것을 보면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처럼 느껴진다"며 "그래도 내 성격이 무덤덤한 편이라서 편안한 마음으로 경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또 "최근에 스케이트 부츠를 바꿔서 아직 적응이 제대로 되지 않아 동계체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것 같아 부담스럽다"며 "오랜 만에 국내 대회를 치르는 터라 구경오시겠다는 분들도 많은 데 실망하시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웃음을 지었다.

새 스케이트 부츠에 대해선 "최근에 일본에서 온 스케이트 부츠가 너무 커서 돌려보냈다"며 "어차피 새 부츠가 와도 적응기간을 고려해 이번 시즌에는 신지 않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씨는 "27일 저녁 토론토로 출국해 현지에서 안무가인 브라이언 오셔, 데이비드 윌슨 코치와 그동안 못했던 연습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잠시 귀국해 짐을 제대로 꾸려서 4월 말쯤 캐나다로 다시 가 장기훈련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학적은 수리고등학교에 그대로 남겨 놓고 시험 때가 되면 한국에 잠깐 들어올 것 같다"며 "현지에서 개인교습을 통해 어학위주로 공부를 시킬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박 씨는 또 "4월에 일본에서 열리는 재팬오픈에 참가한 뒤 한국에 돌아와 학교시험을 보고 다시 캐나다로 들어간 뒤 9월에 예정된 국내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잠시 귀국할 예정"이라며 "국내 대회 출전문제는 빙상경기연맹과 상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