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37명에 달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리언 파워'가 2007년 시즌 개막전인 SBS오픈 탐색전을 무난하게 치렀다.

16일(한국시간) 하와이주 오하우 터틀베이골프장(파72.6천578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임성아(23.농협한삼인)가 선두그룹에 1타 뒤진 공동 4위에 오르는 등 한국 선수 3명이 10위 이내에 포진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임성아는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때려 공동 선두 폴라 크리머, 페이지 매켄지, 셰리 스테인하워(이상 미국. 67타)에 1타차로 따라 붙었다.

26일 연세대에서 졸업장을 받게 될 임성아는 "아이언샷이 좋아 편하게 경기를 했다"면서 "이 대회에서 1, 2라운드 때 잘 쳐놓고도 3라운드를 망쳤는데 이번에는 졸업식에 우승컵을 안고 가고 싶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임신 3개월째인 '예비엄마' 한희원(29.휠라코리아)과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를 졸업하고 LPGA 투어에 뛰어든 재미교포 신인 아이린 조(23)가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희원은 "아직 임신 초기라 힘든 줄은 모르겠다"면서 "앞으로 3개 대회만 치르고 '출산 휴가'에 들어갈 예정이라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16위를 달린 김미현(30.KTF), 이선화(21.CJ), 이지영(22.하이마트)도 선두권 추격을 위해 워밍업을 마쳤다.

그러나 8년 만에 하와이에 모습을 드러낸 박세리(30.CJ)는 더블보기 2개에 발목이 잡히면서 3오버파 75타로 부진, 하와이와의 악연을 떨쳐내지 못했다.

한때 하와이에서 살기도 했던 박세리지만 전성기 때인 1998년과 1999년 두 차례 하와이 대회에서 컷 통과조차 못하자 이후 하와이에 발길을 끊었다가 모처럼 출전했다.

여섯 번째 한국인 신인왕 탄생의 기대를 한껏 모았던 '코리언 슈퍼 루키'들도 대체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2부투어 상금왕 출신으로 신인왕 후보 0순위로 꼽히고 있는 김송희(19.휠라코리아)는 2오버파 74타를 쳤고 퀄리파잉스쿨 수석 합격자 김인경(19)은 1오버파 73타에 그쳤다.

작년 코오롱-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홍진주(24.SK)도 3오버파 75타로 쓰라린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 상금왕 신지애(19.하이마트) 역시 1오버파 73타를 치는 등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2006년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 챔피언인 하와이 교포 킴벌리 김(16)은 1오버파 73타로 공동51위에 머물렀다.

작년 이 대회에서 연장전을 벌여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가졌던 김주미(23.하이트)와 문수영(23)은 나란히 5오버파 77타라는 어이없는 스코어카드를 제출, 컷오프 위기에 몰렸다.

워싱턴주립대 재학 시절 미국 아마추어 골프를 주름잡았던 새내기 매켄지는 후반에만 5개의 버디를 몰아쳐 치열한 신인왕 싸움에서 기선을 잡았다.

매켄지는 '될 성 부른 떡잎'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나이키골프가 앤서니 김(21.한국명 김하진)과 함께 지난 겨울 후원 선수로 낙점한 유망주.
남자 선수 후원에 주력하는 나이키골프가 후원하는 여자 선수는 박지은(28), 위성미(18), 그리고 매켄지 등 3명 뿐이다.

2005년 2승을 따내며 신인왕을 거머쥐었으나 지난해에는 1승도 올리지 못한 '미국의 희망' 크리머도 "겨울 동안 강훈련을 쌓은 효과가 첫날부터 나타났다"며 기세등등했다.

'골프여왕' 복귀를 노리는 카리 웹(호주)은 2언더파 70타로 공동 16위에 올라 최근 호주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일궈낸 감각을 이어갔고 작년 상금왕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실전 감각을 아직 찾지 못했지만 후반에 분발하면서 1언더파 71타를 때려 공동23위를 달렸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