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무대에서 강한 인상을 남겨 확실한 주전 자리를 꿰차겠다'

미국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투수와 타자들이 16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일제히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서 올 해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한 수능을 치른다.

`메츠맨'으로 다시 태어난 `맏형' 박찬호(34.뉴욕 메츠)와 지난 해 `투수들의 무덤'에서 부활한 김병현(28.콜로라도 로키스), 시련과 불운을 딛고 희망을 던졌던 서재응(30.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은 선발 주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 코칭스태프에게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또 지난 시즌 호쾌한 방망이 실력을 뽐낸 추신수(25.클리블랜드)와 가능성을 확인한 백차승(27.시애틀 매리너스), 초청선수로 다시 시작하는 김선우(30.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던 유제국(24.시카고 컵스)은 치열한 생존경쟁을 뚫어야 한다.

이와 함께 재기를 노리는 `미완의 거포' 최희섭(28.탬파베이)과 빅리거 꿈을 안고 미국 무대에 첫 발을 내딛는 정영일(19.LA 에인절스)도 험난한 시험대 위에 오른다.

◇그레이프프루트 리그(플로리다)

미국 플로리다 반도에서 캠프를 차리는 선수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메츠로 옮긴 박찬호와 탬파베이에서 한솥밥을 먹는 광주일고 선.후배 서재응, 최희섭, 외야 주전경쟁이 예상되는 추신수 등 4명.
지난 9일 메츠와 1년 간 최대 300만달러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한 박찬호는 플로리다주 포트 세인트루이시 캠프로 16일 이동한다.

기본 연봉이 60만 달러로 199이닝 이상을 채워야 300만 달러를 받는 박찬호는 `제3선발' 자리를 굳히려면 특유의 강속구와 노련한 피칭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메츠의 선발진은 지난 해 어깨 수술을 받은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전반기 이후에나 등판이 가능한 가운데 베테랑 톰 글래빈과 올랜도 에르난데스 등 원투펀치를 제외하고는 정해지지 않았다.

박찬호는 존 메인, 올리버 페레스는 물론이고 필립 험버, 마이크 펠프리, 호르헤 소사, 제이슨 바르가스, 애런 실리 등과도 선발 자리를 놓고 다퉈야 한다.

1년 연봉 120만달러에 재계약한 서재응은 세인트피터즈버그에서 후배 최희섭과 담금질에 들어간다.

서재응은 작년 호투에도 팀 타선 지원 부족 탓에 3승12패, 방어율 5.33으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스캇 카즈미어와 케세이 포섬에 이은 3선발을 꿰차려면 정교한 컨트롤이 뒷받침된 공을 뿌려야 한다.

또 지난 해 연말 약혼식을 올리고 탬파베이와 2년 195만 달러짜리 스플릿 계약을 한 최희섭은 메이저리그 복귀 꿈을 이루기 위해 캠프에서 화끈한 방망이 솜씨를 보여줘야 한다.

이와 함께 윈터헤이븐에서 캠프를 여는 추신수도 베테랑 트롯 닉슨의 영입으로 입지가 좁아졌지만 에릭 웨지 감독으로부터 주전 한 자리를 낙점받으려고 날카로운 타격 실력을 뽐낸다.

◇캑터스리그(애리조나)

`기회의 땅' 애리조나에 스프링캠프를 차리는 선수는 김병현(캠프지 투산)과 유제국(메사), 백차승(피오리아), 김선우(스코츠데일), 막내 정영일(템피) 등 5명.

올 해 연봉 250만달러를 받는 김병현은 지난 해 오른쪽 허벅지 부상 속에 투수들이 불리한 쿠어스필드에서 5승5패, 방어율 4.57로 재기했다.

그러나 우완 로드리고 로페스가 가세하면서 선발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애런 쿡, 제프 프란시스, 조시 포그가 1-3선발을 맡는 상황에서 김병현은 로페스, 테일러 버크홀츠 등과 선발진에서 경쟁해야 한다.

또 지난 해 막판 오른쪽 팔 염증으로 60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올랐지만 4승1패(방어율 3.67)를 기록한 백차승과 메이저리그 무대에 섰던 유제국도 선발과 불펜 투수로 인정받기 위해 캠프에 올인한다.

신시내티 레즈에서 방출된 뒤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 계약을 한 김선우 역시 빅리그에 잔류하려면 스프링캠프에서 확실한 투구 솜씨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이와 함께 지난 해 계약금 135만달러를 받고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투수 정영일도 재미 동포 포수 최현(19.미국명 행크 콩거)과 함께 스프링캠프에서 장래 `한국인 첫 메이저리그 배터리' 꿈을 다진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