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후보 골키퍼 김용대(28.성남)가 무실점 철벽방어로 '포스트 이운재' 대표 수문장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 챔피언 그리스와 친선 평가전(한국 1-0 승)에서 김용대는 예상을 깨고 김영광(울산) 대신 선발 출격했다.

김용대는 베어벡호가 작년 8월 출범한 이후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늘 벤치만 데우던 김용대의 선발 출격에 불안감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우려를 깨끗이 날려버렸고 잇단 '슈퍼 세이브'로 베어벡호의 새해 첫 승리를 지켜냈다.

전반 36분 그리스 미드필더 소티리오스 키르지아코스가 문전에서 슬라이딩 슈팅을 한 것을 몸으로 막아냈고 흐른 볼을 공격수 테오파니스 게카스가 다시 강한 슈팅을 날렸지만 동물적 감각으로 쳐냈다.

후반 11분에는 그리스 스트라이커 요아니스 아마나티디스가 한국 골문 앞 혼전 중에 기습 슈팅을 날렸지만 육탄 방어에 걸렸다.

후반 들어 그리스의 결정적인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추고 경기 종료 직전 골이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무효되면서 운이 따른 측면도 있지만 김용대는 침착함과 노련함으로 경기를 조율하며 무실점 선방을 펼쳤다.

청소년대표를 거쳐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주전을 꿰차 주목받은 김용대는 이후 성인대표팀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후보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 당시에는 히딩크호 엔트리에서 탈락해 잊혀졌고 독일월드컵 직전 딕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발탁됐지만 이운재(수원)에 밀려 실전에선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핌 베어벡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에도 마찬가지. '이운재의 후임자'는 후배 김영광(울산)의 몫인 듯 했다.

이날 선발은 '하늘이 준 기회'와도 같았던 셈이다.

그리고 기다리던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베어벡호는 7월 아시안컵 본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김용대가 그리스전을 계기로 축구대표팀의 차기 수문장으로 자리매김할지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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