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18.삼성전자)에게 호주는 `약속의 땅'이자 미래에 더 큰 무대를 위한 발판이다.

아마추어였던 작년 2월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투어 ANZ레이디스마스터스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해 유럽여자골프계를 뒤흔들었던 그가 프로로 성장해 1일 시드니 로열시드니골프장에서 열릴 호주여자오픈을 노크한다.

양희영은 LET 투어 사상 최연소이자 1984년 이후 22년 만의 아마추어 우승자로서 일약 명성을 얻었고, 같은 해 10월 프로로 전향한 뒤 역대 최연소 LET 투어 회원이 되는 특전도 누렸다.

`무명'에 불과했던 양희영은 ANZ레이디스마스터스에서 세계 정상급인 카리 웹(호주)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연장 첫 홀에서 캐서린 카트라이트(미국)를 꺾고 우승을 차지해 또 한 명의 '미셸 위'로 주목을 받았다.

작년 10월 프로 데뷔전인 LET 투어 두바이레이디스마스터스에서 공동 4위에 올라 훌륭한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던 그는 이번 대회가 다음 주 치르게 될 ANZ레이디스마스터스 타이틀 방어의 전초전이 된다.

"열심히 해야죠..."

31일 대회를 하루 앞두고 연습중인 양희영은 그동안 카메라나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응한 적이 거의 없다면서 수줍음만 탄다.

연습벌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그린 위에서 2-3시간을 우직하게 퍼트연습에 몰두하는 때도 많다.

이 때문에 티셔츠의 등 쪽이 가슴 쪽보다 항상 먼저 색깔이 바랠 정도란다.

양희영은 올 시즌 LET 투어 미디어 가이드북의 표지를 당당하게 장식하고 있다.

그만큼 LET 투어가 양희영에게 주목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LPGA 무대에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호주 `안방 마님' 웹이 무너졌던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고,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와 나탈리 걸비스(미국) 등 정상급 선수들도 이번 대회에서 양희영의 도전 앞에 놓인 산이다.

또 신지애(19.하이마트)와 최나연(20.SK텔레콤), 박희영(20.이수건설) 등 10여명의 쟁쟁한 국내파 언니들도 무시못할 변수다.

양희영은 "작년에 우승한 거 아직도 실감이 안나요...프로대회에 자주 나가지 못했기 때문에 또박또박 열심히 쳐야 할 거 같아요"라며 차분하면서도 굳은 각오를 다졌다.

(시드니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