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넘는 장기전 끝에 파라과이에 4타차 2위

한국여자골프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개막한 제3회 여자월드컵골프대회 첫날 좁은 페어웨이와 그린을 공략하지 못한 채 고전했다.

김영(27)과 신지애(19.하이마트)가 짝을 이룬 한국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선시티의 게리 플레이어 골프장(파72.6천466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6시간30분 동안 더위와 싸움을 한 끝에 두 선수 합계 1언더파 143타를 쳐 5언더파 139타를 친 파라과이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김영은 버디 1개와 보기 1개를 맞바꿔 이븐파 72타를, 신지애는 버디 5개, 더블 보기 1개,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한국은 초반부터 드라이버샷과 아이언샷이 흔들리면서 홀 가까이에 볼을 떨어 뜨리지 못해 힘든 경기를 펼쳤다.

퍼트가 안정된 덕분에 파세이브를 해나가던 한국은 신지애가 5번홀(파5)에서 5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물꼬를 텄고 10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또한 11번홀(파5)에서는 김영과 신지애가 함께 버디를 낚으며 한 때 파라과이와 공동 선두에 오르기까지 했다.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전반홀에서는 지키는 플레이를 하고 후반홀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 맞아 떨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체감 기온 36℃가 넘는 더위와 장시간 진행된 플레이 때문에 김영과 신지애의 체력은 소진돼 갔고 이는 집중력 부족으로 이어졌다.

12번홀(파4)에서 신지애는 티샷에 훅이 나면서 왼쪽 덤불에 볼이 빠져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했고 1벌타를 받고 다시 친 공이 벙커에 빠지면서 결국 더블보기로 홀아웃을 하고 말았다.

신지애는 이후에도 버디 1개와 보기 2개로 타수를 잃었지만 18번홀(파5)을 버디로 마무리, 한국은 파라과이와 격차를 4타차로 좁힐 수 있었다.

김영은 "후반에 공격적으로 나가려고 했는데 경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너무 힘이 들었다"며 "파라과이와 격차가 벌어졌지만 남은 라운드에서 따라 잡겠다"고 말했다.

신지애는 "집중력이 떨어져 거리 감각까지 찾지 못했다.

오늘 아이언샷이 전반적으로 길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며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파라과이는 무명의 셀레스테 트로체가 버디 5개와 더블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치는 선전을 했고 간판 스타 훌리에타 그라나다가 버디 4개, 보기 2개로 힘을 보탰다.

한국과 같은 조에서 경기를 한 이탈리아는 줄리아 세르가스가 초반 맹타를 휘두르며 파라과이, 한국과 선두 경쟁을 벌였지만 후반 급격히 무너지면서 1오버파 145타로 스코틀랜드와 함께 공동 3위에 자리했다.

한편 노장 줄리 잉스터와 팻 허스트가 출전한 미국은 5오버파 149타로 공동 8위, 일본은 11오버파 155타로 공동 14위에 오르는 등 더위 때문에 우승 후보들의 성적도 좋지 못했다.

(선시티<남아공>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