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선수들에게도 많은 혜택을 준 김연아에게는 특혜를 인정해줘야 합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허리부상으로 종합선수권대회에 불참하게 된 김연아(17.군포 수리고)에게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출전권을 주기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혹시나 있을지 모를 '특혜시비'를 일찌감치 일축하고 나섰다.

신건조 빙상연맹 부회장은 5일 노원구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피겨경기심판위원회를 마친 뒤 "한국 피겨 역사 100년 만에 최고의 선수가 탄생한 만큼 선수를 보호해야 한다"며 "국내 최고기량을 가진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그는 "김연아 때문에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출전티켓도 3장으로 늘었다"며 "이런 공로를 세운 선수에게 배려를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회의에 참석한 전(前) 코치 김세열 위원도 "한국 피겨스케이팅이 발전하는 방향으로 가야하지 않겠느냐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김연아의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티켓 부여를 옹호했다.

김연아는 지난해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의 출전티켓을 3장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빙상연맹은 올해부터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자격(만 16세 이상)을 확보한 김연아가 실력발휘를 제대로 해줄 경우 내년 시즌에는 현재 1장 뿐인 출전티켓이 최소 2장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연아가 3위 이내에 입상하면 한국의 출전티켓은 3장으로, 10위 이내에 입상하면 출전권을 2장으로 늘릴 수 있다.

현재 일본의 경우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수구리 후미에가 준우승을 하면서 출전권 3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여자 피겨랭킹에서도 김연아는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5위(3천379점)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최지은(세화여고)이 35위(1천323점), 김채화(오사카여고) 44위(1천130점), 신예지(광문고) 54위(821점), 신나희(경명여고) 111위(220점) 등이 차지하고 있다.

김연아와 비교했을 때 실력 차가 너무 커서 다른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 대신 나설 경우 엔트리 확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게 연맹의 생각이다.

이지희 심판이사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혜택을 준 김연아에게 특혜를 주는 것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규정대로만 따지만 피겨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연아의 경우와 비슷하게 지난해 2월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미국 여자 피겨의 대표주자였던 미셸 콴 역시 부상으로 국내 대표선발전에 나서지 못해 논란을 빚었지만 미국피겨위원회는 실력을 인정해 출전권을 주는 것으로 마무리한 전례가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