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빙상경기연맹이 허리 디스크 초기 판정으로 제61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에 불참하게 된 김연아(17.군포 수리고)에게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출전권을 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빙상연맹 피겨경기심판위원회(위원장 신건조 피겨부회장)는 5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 회의실에서 1시간 가량 회의를 열고 "김연아는 현재 국내 선수 중 가장 기량이 뛰어난 선수일 뿐 아니라 세계랭킹도 가장 높은 선수"라며 "김연아에게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주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오는 9일 경기도 고양에서 열리는 종합선수권대회에 출전할 경우 부상이 나빠질 수 있어 선수 보호차원에서 불참해도 출전한 것으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며 "국제대회에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를 출전시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김연아는 지난해 11월 랭킹대회에 불참했지만 기량을 인정해 대표선수 자격을 줬고 대표선수 자격은 오는 4월30일까지 유효한 것으로 유권해석을 내렸다"며 "종합선수권대회에 나오지 않아도 대표선수 자격에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경기심판위원회가 김연아에게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주기로 결정한 가장 큰 요인은 국내 피겨 발전에 끼친 공로다.

신 부회장은 "김연아가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한국의 출전권을 3장으로 늘려놨다.

국내 선수의 기량을 볼 때 세계선수권대회 엔트리를 늘릴 수 있는 선수는 김연아 밖에 없다는 데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될 지 모를 형평성 문제를 사전에 차단했다.

이에 따라 빙상연맹은 김연아에게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주는 대신 오는 9일 종합선수권대회 상위 1-3위 선수에게 4대륙 선수권대회에 나서도록 했다.

또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출전권도 가지고 있는 김연아가 혹시나 부상이 회복이 되지 않아 출전할 수 없을 상황이 벌어질 것에 대비해 지난해 11월 랭킹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최지은(세화여고)을 예비 엔트리에 올리기로 했다.

이밖에 빙상연맹은 김연아가 부상으로 세계선수권대회마저 나서지 못할 경우도 고려해 종합선수권대회 1위 선수를 교체선수 명단에 올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경기심판위원회의 결정사항은 오는 8일 예정된 빙상연맹 회장단 회의에서 한번 더 논의된 뒤 최종적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