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200점을 넘어라'

지난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피겨여왕'에 오른 김연아(17.군포 수리고)가 2007년 새해를 맞아 '피겨 한국'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 올리기 위해 스케이트 부츠의 끈을 단단히 동여매고 나선다.

김연아는 2일 오전부터 태릉선수촌 실내빙상장에서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간다.

오는 9일 경기도 고양에서 열리는 제61회 전국남녀 종합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와 오는 28일 개막하는 2007 장춘 동계아시안게임에 대비하기 위한 훈련이다.

지난해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한 뒤 여러 행사에 참석하느라 오랫동안 훈련을 쉬었던 김연아는 2일부터 하루 2차례씩 4시간 동안 태릉에서 본격적인 몸만들기를 시작한다.

김연아의 첫번째 목표는 9일 시작되는 피겨 종합선수권대회 우승이다.

일단 우승자에게 오는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06-2007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출전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 없는 대회다.

또 김연아는 동계아시안게임을 마치고 2월 중순께 열리는 동계체전에 나선 뒤 오는 3월 19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개막되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힘든 일정을 치러나가야 한다.

김연아가 쉬는 동안 '라이벌' 아사다 마오는 지난해 말에 막을 내린 전일본 피겨선수권대회에서 무려 총점 211.76점이라는 놀라운 점수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그랑프리 파이널 2위의 서러움을 달랬다.

무엇보다 아사다는 이번 전일본 선수권대회를 통해 올 시즌 처음으로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에 성공했다는 데 만족하고 있다.

아사다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다 넘어지면서 김연아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준 터라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우승을 향한 '비장의 무기'를 얻은 셈이다.

김연아의 역대 최고 점수는 지난 11월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 얻은 184.54점. 반면 아사다는 그랑프리 6차 대회에서 따낸 199.52점이 '베스트 스코어'다.

객관적인 점수에서 뒤질 뿐 아니라 세계선수권대회 개최지가 아사다는 물론 함께 출전권을 따낸 안도 미키(세계랭킹 6위)와 나카노 유카리(세계랭킹 8위)의 홈 무대인 도쿄여서 김연아에게 불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김연아의 최대 강점인 뛰어난 승부욕을 앞세워 자신의 역대 최고점을 훌쩍 넘는 완벽한 연기로 '꿈의 200점대'에 접근할 수 있다면 명실공히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게 국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연아를 지도하는 박분선 코치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좋은 체력을 바탕으로 실수없는 연기를 펼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지난해에만 아사다를 주니어와 시니어 무대에서 두 번이나 이겼던 만큼 이번에도 이겨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직 허리통증이 남아 있어 새로운 기술을 연마하기는 어려움이 따른다.

지금하고 있는 연기의 난도를 높여가면서 완벽한 연기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