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65분→90분'

부상으로 100여일간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박지성(25)이 27일(이하 한국시간) 위건 어슬레틱전에서 복귀 3경기 만에 예전 감각을 완전히 되찾았다.

박지성은 2006-2007 시즌 초반인 9월10일 토튼햄전에서 왼쪽 발목 인대가 찢어지는 바람에 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거쳐 지난 18일 웨스트햄전에서 후반 42분 교체 투입돼 7분여를 뛰며 99일 만에 공식 복귀전을 치렀다.

박지성에게 7분은 뭔가를 보여주기에는 너무 짧았고 6일을 쉰 박지성은 24일 아스톤빌라와 원정에서 4개월여만에 선발로 출격해 65분을 뛰었다.

이번에도 적응이 끝나지 않은 듯했다.

바쁘게 뛰어다니기는 했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영국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도 박지성에게 "최상이 아니었다"며 비교적 낮은 평점 5점을 매겼다.

하지만 세번째 복귀 경기였던 위건전에서 박지성은 예전의 '산소탱크'이자 '습격자'로 돌아왔다.

왼쪽 날개로 선발 출격한 박지성은 90분 풀타임을 뛰며 지치지 않는 체력을 선보였다.

경기 초반에는 직접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며 맨유 공격의 포문을 열었고 후반 시작하면서도 왼쪽 측면을 돌파해 문전에 쇄도하던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에게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또 후반 5분 상대 수비수의 방심을 틈 타 볼을 빼앗다 페널티킥을 유도한 한 것은 장기인 '영리한 축구'가 빛을 발한 장면이었다.

박지성이 이날 보여준 플레이는 100일간 그라운드를 떠나있다 고작 2경기에서 70여분을 뛰며 실전 감각을 조율했다고 하기에는 놀랄 만한 속도의 적응력이었다.

특히 맨유는 박지성의 빠르고 완벽한 적응이 절실했다.

2위 첼시에 바짝 쫓기며 불안한 선두 자리를 유지하던 맨유는 루니부터 루이 사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라이언 긱스, 게리 네빌, 리오 퍼디낸드 등 주전들이 그동안 이어진 강행군으로 지칠 대로 지쳐있어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서 이 6명 가운데 루니만 선발로 나왔을 뿐 벤치를 지켰다.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한 데런 플레처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후반 시작과 함께 호날두로 교체 아웃됐지만, 왼쪽을 맡은 박지성은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자신을 향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신뢰를 한층 두텁게 만들었다.

독일월드컵 이후 베어벡호의 아시안컵 예선에서 무리한 출전 등으로 결국 부상하며 주저앉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완벽한 부활을 알린 박지성이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도 대활약을 이어나갈 수 있을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