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배구가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만리장성을 넘어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하며 한국 선수단에 이번 대회 마지막 금메달을 선사했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은 15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라얀 실내체육관에서 끝난 중국과 결승에서 코트 좌우에 포진한 '갈색 폭격기' 신진식(삼성화재.19득점) '스커드 미사일' 후인정(현대캐피탈.11득점)의 강타와 전천후에서 화끈한 스파이크를 내리 꽂은 '거포' 이경수(LIG.20득점)의 활약을 앞세워 중국을 세트 스코어 3-1(25-18 22-25 25-18 25-16)로 따돌리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4년 전 부산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한국은 배구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58년 도쿄 대회 이후 1978년 방콕 대회 첫 우승을 시작으로 통산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보다도 1986년 서울, 1990년 베이징, 1998년 방콕 대회 등 세 번이나 결승에서 무릎을 꿇었던 중국을 상대로 4번째 도전 만에 기어이 승리를 따내고 3전 4기의 성공 신화를 썼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세터 권영민(현대캐피탈)의 현란한 토스를 바탕으로 시간차, 중앙 속공, 백어택 등 다양한 공격을 선보인 세계 19위 한국은 단조로운 좌우 오픈 강타에 의존한 16위 중국을 경기 내내 압도했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수비 조직력도 서브 리시브가 번번이 흔들린 중국을 크게 앞섰다.

블로킹도 12개로 신장 200㎝를 넘는 선수가 즐비한 중국(7개)을 앞섰다.

한국은 1세트에서만 16점을 합작한 신진식 후인정 이경수 삼각편대의 맹활약과 센터 윤봉우(현대캐피탈)의 결정적인 가로막기 2개를 바탕으로 1세트를 쉽게 따내며 낙승을 예고했다.

그러나 2세트 19-20으로 뒤지던 때 상대 세터 리천에게 서브로만 2점을 내주며 흐름을 빼앗긴 한국은 3세트 12-9로 앞선 상황에서 권영민의 단독 브로킹으로 상승 무드를 탄 뒤 19-13에서 이경수의 서브 에이스로 중국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잠재웠다.

이어 4세트에서 리시브 불안, 사인 미스 등으로 자멸한 중국을 유린하며 모처럼 화끈한 승리를 낚았다.

운명의 3세트에서만 8득점을 혼자 쏟아 부은 이경수는 양팀 선수 중 가장 많은 20득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했고 안정된 서브리시브, 빈틈 없는 수비로 베테랑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보여준 신진식도 19득점으로 이경수와 쌍포를 형성했다.

한국은 한 세트에서 8점과 16점을 먼저 도달하는 팀에 의무적으로 주는 테크니컬 작전타임을 단 한 번도 놓치지 않는 등 시종 중국을 2-3점차로 리드하며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했다.

(도하=연합뉴스)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