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의 땅 도하의 감격과 아쉬움은 접고 일상에 전념하자'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다 경기를 마쳐 일찍 귀국한 태극전사들이 평상시의 생활로 돌아와 분주하게 지내고 있다.

지금까지 귀국한 선수들은 수영 경영과 유도, 조정, 탁구, 역도, 야구, 사격, 배드민턴, 보디빌딩, 체조, 트라이애슬론, 정구, 태권도, 레슬링 등 15개 종목의 400여명.

이중 3차례나 금빛 물살을 가르며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따 아시안게임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마린보이' 박태환(17.경기고 2년)은 요즘 기말고사 때문에 책 속에 묻혀 산다.

지난 9일 밤 귀국한 뒤 쉴 틈도 없이 오는 16일까지 계속되는 시험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예정된 행사도 많지만 지금은 1년을 마무리하는 기말고사에 열중할 수밖에 없다.

몇 년 전부터 고질적으로 괴롭혔던 왼쪽 발바닥 아래에 있는 500원짜리 동전 크기의 사마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을 지는 대한수영연맹과 노민상 경영 감독, 가족들과 상의를 거쳐 결정해야 하고 현재 아시안게임 최우수선수(MVP) 후보에 올라 있어 MVP로 뽑힌다면 도하를 날아갔다 와야 한다.

박태환의 아버지 박인호(56)씨는 "태환이가 아시안게임에 참가해 6㎏ 가량 빠졌는데 휴식시간도 없이 시험 공부로 눈코 뜰 사이 없이 보내고 있다.

시험이 끝나더라도 당분간 인터뷰는 자제하고 휴식을 취하는 한편 내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 참가 결정에 따라 사마귀 수술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시안게임 제패로 유도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아선수권.아시안게임)을 달성한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5.KRA)도 팀에 복귀해 자율 훈련을 하며 몸을 추스르는 한편 회사 방문 인사와 17일 팬사인회와 28일 송년 행사 참석 일정이 잡혀 있다.

또 24년 만에 한국 조정에 값진 금메달을 안긴 신은철(19.한국체대)은 13일 부모님 가게가 있는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상인들이 열어준 축하 잔치에 참석하고 학교와 집을 오가며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금메달을 놓쳤던 스타 플레이어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중국 벽에 막혀 2관왕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단체전 은메달과 단식 동메달에 그쳤던 한국 탁구의 간판인 2004 아테네올림픽 챔피언 유승민(24.삼성생명)은 8일 귀국 후 주말만 쉬고 11일부터 서울 강남구 서초동 삼성생명체육관에서 구슬땀을 쏟고 있다.

유승민은 오는 19일부터 충북 단양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리는 KRA컵 SBS챔피언전에 참가하고 다음 달 20∼21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가 총출동하는 `챔피언 토너먼트' 출전이 예정돼 있다.

이 밖에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하고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아쉬운 은메달에 그친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23.원주시청)은 소속팀에 복귀해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고 있고 12일 귀국한 태권도와 레슬링 선수들도 짧은 휴식을 거쳐 훈련을 재개한다.

또 대회 3연패를 노렸으나 대만과 일본에 덜미를 잡히는 `도하 굴욕'을 경험했던 야구 대표 선수들도 골든글러브 시상식 행사에 참석하는 등 바쁘게 보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