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본격 훈련 '스타트'

한국인 최초로 시니어 피겨무대 금메달을 따낸 '피겨요정' 김연아(16.군포 수리고)가 14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막될 2006-200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금 사냥'을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나섰다.

ISU 시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 우승해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권을 따낸 김연아는 4일부터 체력과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훈련을 시작했다.

김연아는 지난달 21일 귀국한 이후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에다 그동안 속을 썩여 왔던 부츠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의 장인(匠人)을 방문하는 등 숨가쁜 일정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정작 훈련할 여건이 마련되지 못했던 것. 이에 따라 김연아는 박분선 코치와 함께 4일부터 그랑프리 파이널에 대비한 훈련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김연아는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을 위해 새로운 부츠를 꺼내 신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일본 장인이 만든 부츠는 아니다.

지난주 일본에서 부츠를 맞췄지만 제작 기간이 얼마나 걸릴 지 모른다는 설명을 듣고 원래 신었던 것과 똑같은 부츠를 스위스에서 새로 주문해 이번 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박 코치는 "부츠 장인이 기존 부츠를 포함해 김연아에 대한 모든 자료를 토대로 연구해서 새로운 부츠를 만들어 주기로 했는데 제작 기간이 너무 오래 걸려 이번 대회에는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우선 기존에 신었던 부츠 한 짝과 새로운 부츠 한 짝을 '짝짝이'로 신게 된다.

새로운 부츠를 신었을 때 중심이 맞지 않는 등 문제가 있었는 데 한 짝씩 따로 신었더니 훨씬 빠르게 적응하더라는 게 박 코치의 설명이다.

김연아는 앞으로 10여 일의 훈련 기간에 새로운 부츠에 빨리 적응하고, 지상훈련을 통한 체력보충과 프리스케이팅 연기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박 코치는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에선 주니어 시절부터 경쟁해온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기(氣)싸움에 모든 관심이 쏠릴 것"이라며 "김연아는 워낙 대회 분위기에 잘 적응하는 '기분파' 선수라서 좋은 대결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연아는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을 마친 뒤 내년 1월말 시작되는 2007년 장춘 동계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박 코치는 "아사다가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를 위해 아시안게임에 나오지 않기로 했고, 미키 안도는 동계 유니버시아드에 나간다는 소문이 있다"며 "예상대로만 되면 김연아의 금메달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