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호가 약체 베트남을 꺾고 2연승을 달렸지만 여전히 답답하고 불안했다.

20년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23세이하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아라비 경기장에서 끝난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초반 이호의 선제골과 막판 김진규의 헤딩골로 베트남을 2-0으로 눌렀다.

2연승을 달린 한국은 6일 오전 바레인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이기면 조 1위로 8강에 진출한다.

하지만 베스트 멤버로 대량득점을 하겠다던 베어벡 감독의 장담은 두 골차 승리로는 채워지지 않았다.

베트남은 1차전 상대 방글라데시보다 강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0위의 약체다.

2003년 코엘류호가 치욕의 패배를 당했고 최근 3년 두 골차 이상 이겨보지 못한 상대를 맞아 자칫하면 베트남 징크스에 휘말릴뻔 했다.

전원 자국클럽 선수인 베트남은 간간이 날카로운 역습으로 한국의 느슨한 수비진을 괴롭혔다.

김두현, 백지훈, 이호, 김동진, 조원희 등 1차전에 쓰지 않은 다섯 명을 투입해 정예 멤버를 가동한 베어벡호는 지난 28일 방글라데시전처럼 쉽게 선제골을 뽑았다.

전반 7분 왼쪽에서 넘어온 크로스가 반대편 이천수의 발등에 걸렸다.

이천수의 논스톱슛을 골키퍼 토빈로이가 막아낸 볼이 문전으로 튕겨나가자 정면에 도사리고 있던 이호가 깔끔한 오른발 인사이드슛으로 골문을 꿰뚫었다.

초반엔 대량득점 분위기를 보였지만 추가골이 터지기까지는 한참을 마음 졸여야 했다.

전반 12분 상대 공격수 레콩빈에게 역습을 허용해 위기를 맞았고 3분 뒤엔 레홍민의 날카로운 슈팅을 허용했다.

최성국의 헤딩슛과 이호의 중거리포로 골문을 위협하던 한국은 전반 중반부터 흐름이 꼬이기 시작했다.

밀집수비를 뚫기 위해 측면을 자주 파고들었지만 크로스의 정확성이 떨어져 헛심만 썼다.

베어벡 감독은 후반 33분 미드필더 백지훈 대신 스트라이커 정조국을 투입해 돌파구를 찾아봤지만 이렇다할 새 전술을 보여주지 못했다.

'도하맨' 박주영은 후반 37분 회심의 헤딩슛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나가 연속골 사냥에 실패했다.

한 골차 승리로 끝날 것 같던 경기는 후반 인저리타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김진규가 김두현의 크로스를 가볍게 헤딩으로 꽂아 베어벡호의 체면을 살렸다.

(도하=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