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타법의 고수 마린(중국)의 벽을 넘어라'

제15회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남자탁구의 에이스 유승민(24.삼성생명)이 2관왕(단식.단체전)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꺾어야 할 상대는 중국의 간판 마린(26)이다.

세계랭킹 8위 유승민은 세계 2위 마린과 모두 열번 싸웠지만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지난 해 10월 월드컵 8강에서 1-4로 고배를 드는 등 세계 최강의 공격수로 꼽히는 마린은 유승민으로서는 넘기 힘든 벽이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그라운드의 여우' 얀 오베 발트너(41.스웨덴)가 16강에서 마린을 잡아주지 않았다면 유승민의 금메달은 불가능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 해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를 잇따라 제패했던 세계랭킹 1위 왕리친(중국)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겨냥해 이번 대회에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 7월 일본프로리그 슈퍼서킷 우승 때 꺾었기에 왕리친이 마린보다 덜 껄끄러운 상대일 수 있었다.

유승민의 마린 징크스는 공격 스타일과 무관하지 않다.

오른손 펜홀더인 유승민은 중국이 유럽의 셰이크핸드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 1980년대 말 개발한 이면타법 선수들에게 유독 약했다.

이면타법은 셰이크핸드처럼 라켓 양면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반면 펜홀더는 백핸드 공격의 장점을 살릴 수 없고 상대의 강한 백드라이브 수비에 취약점을 드러낸다.

포어핸드 공격을 주무기로 하고 있는 펜홀더가 가지는 치명적 약점인 셈이다.

유승민은 마린 뿐만 아니라 이면타법의 완성자로 평가되는 `숙적' 왕하오(24.중국)에게도 상대전적 1승8패로 뒤져 있다.

아테네올림픽 단식 결승에서 4-2로 꺾은 게 유일한 승리다.

한국과 중국의 에이스인 유승민과 마린은 단체전과 단식에서 금메달을 놓고 다퉈야 한다.

유승민은 지난 5월 브레멘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때 중국과 결승 대결에서 0-3 완패를 안긴 중국 설욕을 다짐하고 있어 마린과 일전이 중요하다.

단식에서도 금메달을 따려면 마린과 정면대결을 피할 수 없다.

노련한 마린의 변칙 공격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

도하에 오기 전 마린 격파를 위해 `왕년의 스타' 유남규 감독과 김택수 코치의 집중 조련을 받았다.

유승민은 "마린을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기에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빚을 되갚겠다.

특히 단체전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하고 싶다.

오히려 도전하는 내가 부담이 없기 때문에 초반 기선을 잡는다면 마린과 해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도하=연합뉴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