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차경복 감독 영전에 우승컵".."김두현 우승 공신"

"오늘 프로축구가 살아날 수 있는 희망을 봤습니다."

통산 일곱 번째 프로축구 K-리그 정상에 오른 성남 일화의 김학범(46) 감독은 25일 수원 삼성과 챔피언 결정 2차전에서 2-1로 이겨 우승을 확정한 뒤 한 동안 눈물을 흘렸다.

1998년 말부터 성남 코치로 일하면서 2001-2003년 차 감독을 보좌해 리그 3연패를 이뤄냈지만 자신의 손으로 처음 일궈낸 우승이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팀에 아버님과 같은 존재인 차경복 감독님 영전에 우승컵을 바칠 수 있게 됐다.

좋은 경기를 펼친 차범근 수원 감독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늘 경기 소감은.

▲우리 선수들이 수원보다 좀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프로축구가 살아날 수 있는 희망을 본 경기였다.

--우성용을 선발에서 빼고 이따마르를 투입한 것은 '지키기'를 위한 것 아니었나.

▲우리가 지키려고만 한다면 수원의 홈에서 성공하기 더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따마르를 투입한 것도 빠른 공격으로 승부수를 띄우려 한 것이다.

그게 적중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경기 끝나고 눈물 많이 흘렸는데.

▲여러 감정이 교차하지 않겠나.

작년에 실패하고 재수를 했는데 이번에 또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 마음 고생도 많이 했다.

나를 우뚝 세워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다.

--우승하기 수훈 선수를 꼽으라면.

▲오늘이 있기까지 우선 김두현을 꼽을 수 있겠다.

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링거를 맞으며 투혼을 발휘했다.

득점을 많이 한 우성용도 수훈이다.

개인적으로 득점왕에 올라 소원풀이도 했다.

오늘 경기에선 최강 수원의 미드필더진을 제압한 김철호, 손대호도 큰 공을 세웠다.

철통같은 방어를 펼친 포백 수비진도 마찬가지다.

--우승의 원동력은.

▲수원 선수들보다 이기고자 하는 열망이 강했다.

눈빛에서 그걸 느낄 수 있었다.

1차전에서 1-0으로 이겨서 자칫 잘못하면 비겨도 된다는 안이한 마음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눈빛을 보니까 그렇지 않았다.

그 때 나도 자신감을 가졌다.

만일 비겨도 된다고 생각했다면 오늘 이 곳에서 지고 나갈 수도 있었다.

--우승하기까지 최대 고비가 있었다면.

▲전기리그에서 우승하고 후반기에 어려웠다.

아마도 11일 FC서울과 플레이오프가 아니었나 싶다.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피스컵 등 대회가 많을 것 같은데 전력 보강을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지금부터 차분히 생각해보겠다.

전 포지션에 걸쳐 검토해본 뒤 구단과 상의해 선수를 보강할 계획이다.

(수원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